‘원영이 사건’ 충격적 학대…원영이, 화장실서 담요도 없이 겨울 지내

‘원영이 사건’ 충격적 학대…원영이, 화장실서 담요도 없이 겨울 지내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11 20:57
수정 2016-07-11 20: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매트 한장에 의지, 밥·반찬 섞은 식사조차 ‘하루 한 끼’

이미지 확대
’원영이’ 계모와 친부
’원영이’ 계모와 친부 원영이를 숨지게 한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 부부. 이들에 대한 신상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7살 어린 아이가 트레이닝복만 입고 한겨울에 한 평 남짓한 화장실에서 3개월을 지냈다.

식사는 그릇 하나에 밥과 반찬을 섞은 하루 한 끼가 전부였다.

계모로부터 락스와 찬물을 들이붓는 학대를 당한 끝에 숨진 뒤 암매장당한 평택 신원영 군의 숨지기 전 석 달의 생활이 재판 과정에서 다시 한 번 자세히 알려지면서 지켜보던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

11일 수원지법 평택지원서 열린 ‘원영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 피고인인 계모 김모(38)씨와 친부 신모(38)씨의 양형에 관한 의견을 내면서 원영이가 갇혀 있던 화장실 사진을 공개했다.

화장실은 넓이가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공간으로, 원영이에게 주어진 것이라고는 달랑 바닥에 까는 매트 한 장이 전부였다.

계모 김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숨진 지난 2월 초까지 3달에 걸쳐 트레이닝복 상의에 속옷만을 입힌 원영이를 화장실에 감금해 두고 모진 학대를 가했다.

김씨는 원영이에게 하루 두 끼만을 제공하면서 기분이 나쁠 때면 화장실 청소 솔로 마구 폭행했다.

학대가 극에 달한 올 1월 중순부터 원영이의 식사는 절반인 하루 한 끼로 줄어든다.

검찰이 공개한 또 다른 화장실 사진에는 조그만 밥그릇과 은색 숟가락 하나가 눈에 띄었다.

김씨는 이 밥그릇에 밥과 반찬을 뒤섞어 제공했다. 원영이는 화장실 안에서 숟가락만 가지고 하루 단 한 번 허겁지겁 밥을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이같이 굶주림과 구타에 시달리던 원영이가 견디기 힘들었을 또 다른 고통은 바로 추위였다.

화장실 창문 한쪽에는 환풍기가 달려 바깥 공기가 그대로 유입, 화장실 안과 집 밖 온도가 거의 차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이런 상태에서 점차 기력을 잃어 가던 원영이에게 올 1월 29일 두 차례에 걸쳐 락스 원액 2ℓ를 붓고, 이틀 뒤에는 찬물을 뿌리는 학대를 가한 뒤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했다.

원영이가 숨져가던 날 평택의 온도는 영하 8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원영이는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려 기아에 가까웠다”며 “원영이의 키는 112.5cm, 몸무게는 15.3kg으로 각각 하위 10%, 4%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영이의 사인은 만성 영양실조는 물론 이마 열창, 쇄골과 갈비뼈 등 골절, 전신에 락스로 인한 화학적 화상, 탈수 상태에서의 저체온증 등 복합적 요인이었다”고 했다.

또 “원영이를 방치해두고 게임을 하며 술만 마신 김씨와 신씨는 사망을 용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