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기 제주 착륙중 앞바퀴 파손…항공기 지연 사태

대한항공기 제주 착륙중 앞바퀴 파손…항공기 지연 사태

입력 2016-07-29 20:05
수정 2016-07-29 20:0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매뉴얼 대응 논란…국토부·항공사·바퀴 제조사 일제히 원인 조사 착수

제주공항에 착륙 중이던 대한항공기의 앞바퀴가 파손돼 활주로가 한때 폐쇄되며 결항·회항·지연운항이 속출했다.

제주지방항공청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대한항공은 타이어를 교체하고 사고 항공기를 계류장으로 옮겨 1시간 17분 만에 활주로를 정상 운영했다.

승객들은 “평소와 다른 흔들림이 있었을 뿐이었다”면서도 항공사가 안내방송을 하지 않고 “그냥 기다리라 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안내방송을 했다고 주장한다.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 타이어 제조사는 각각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 착륙 중 타이어 파손돼 활주로 폐쇄

대한항공 국제선 KE718편은 29일 오전 9시 38분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이륙해 오전 11시 57분 제주공항에 내렸다.

뒷바퀴 4개가 먼저 활주로에 닿았고 곧이어 앞바퀴 2개도 활주로에 닿았다. 항공기는 뒷바퀴가 닿은 지점에서 1㎞가량 달려가다 활주로에 멈춰 섰다. 평소 같으면 항공기는 활주로에서 곧바로 고속탈출유도로 벗어나 계류장까지 이동해야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기장이 랜딩 후 약 2분 정도 지나 앞바퀴 타이어가 모두 파손된 것을 확인하고 항공기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는 타이어 파손에도 불구하고 다행히 활주로를 벗어나거나 전도되지 않았고 승객 147명과 승무원 9명 등 탑승자 156명은 모두 무사했다.

항공사는 낮 12시 33분께 승객과 승무원들을 모두 내리게 하고 버스를 이용해 여객청사로 이동시켰다. 12시 51분에 타이어를 교체하고, 토잉카를 이용해 항공기를 계류장으로 옮겼다.

공항공사는 활주로에 널려있던 파손된 타이어 잔해들을 치우고 나서 오후 1시 14분에 활주로를 정상 가동했다.

◇ 결항·회항·지연 사태로 피서객 큰 불편

그러나 이 사고로 1시간 17분 동안 제주공항 동·서활주로가 폐쇄됐다.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은 남·북활주로는 정상적으로 가동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먼저 활주로가 폐쇄된 동안에 1편이 결항하고, 17편이 회항했다가 활주로가 다시 개방되고 나서 제주공항으로 돌아오는 등 출·도착 34편이 결항하거나 회항·지연됐다.

이후에도 출발편 2편이 연결편 관계로 결항했으며, 오후 7시 현재까지 연결편 관계로만 출·도착 100여편이 지연됐다.

현재까지 결항·회항·지연된 항공편 이용객은 최소 2만5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3시 20분 광주로 출발할 예정이던 사고 항공기 대신 원래 오후 1시 5분 김포로 갈 예정이던 항공편을 투입해 광주행 손님들을 예정대로 보냈다. 광주노선에 대신 투입한 김포발 항공기는 결항 처리하고, 해당 항공편을 예약했던 손님들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다른 항공편으로 보내고 있다.

◇ 사고 매뉴얼 대응 논란

재일교포 고모(72)씨 처음에는 응급상황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예정대로 도착했고 별다른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는데, 착륙 후 기내에서 25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며 “안에서는 냄새가 느껴진다거나 이상 현상을 느끼지 못했고 원인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씨는 “내부에서 원인이나 상황에 대해 안내가 없었고, 안내방송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그냥 기다리고 있으라고만 했다”고 말했다.

이모(24)씨는 “비행기가 내려앉거나 기울어지거나 하는 이상을 느끼지 못했고, 충격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비행기가 여느 때처럼 똑같이 착륙해서 활주로에서 이동했고, 마지막에 조금 더 이동해서 내리는 곳까지 가야 하는데 도중에 멈춰 섰다”며 “이후 비행기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소방차나 구급차 등이 보였고 ‘바퀴에서 연기가 난다’는 얘기도 들렸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측은 그러나 안내방송을 4차례 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기장이 “착륙 직후 내부적인 충격으로 인해서 문제가 발생해 스스로 이동이 안 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는 안내방송을 한국어, 영어, 일본어로 했다는 것이다. 다음에는 승무원들이 항공기 이동과 관련한 안내방송을 3차례 했다고 한다.

승객들의 주장과는 달리 항공사 측이 매뉴얼 대응을 제대로 했다는 주장이어서 논란이 있는 부분이다.

◇ 국토부, 대한항공, 바퀴 제조사 원인 조사 중

국토부는 즉각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감독관이 해당 항공기 기장 등에게 상황 설명을 듣고, 운항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바퀴가 터지는 이유는 자체결함이나 활주로 이물질 등으로 다양할 수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손 원인과 운항승무원이 적절히 대처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건을 항공법상 사고나 준사고가 아닌 항공안전장애로 판단하고 있다. 사고는 항공기의 중대한 손상·파손 또는 구조상의 결함, 준사고는 사고로 발전할 수 있었던 사건을 각각 뜻한다. 항공안전장애는 이보다 수위가 낮은 경우를 의미한다.

대한항공도 자체 정비인력과 바퀴 제조사 관계자들을 제주공항에 급파했다.

대한항공 측은 “매번 운항할 때마다 바퀴의 공기압과 마모 또는 뒤틀림 등 외형 상태를 점검하는데 이번 항공기의 경우도 이륙 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었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사고 항공기의 파손된 바퀴는 모두 정상적인 바퀴로 교체됐고, 항공기 운항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부는 조사관들을 보내 직접 항공기를 점검하고 나서 운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트럼프 당선...한국에는 득 혹은 실 ?
미국 대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됐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이 한국에게 득이 될 것인지 실이 될 것인지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득이 많다
실이 많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