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 혈액 뒤바뀐 줄 모른 채 서류만 확인하고 그냥 수술

준비한 혈액 뒤바뀐 줄 모른 채 서류만 확인하고 그냥 수술

입력 2016-09-27 10:54
수정 2016-09-2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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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의료진 누구도 실수 확인 못 해… ‘A형’ 수혈받은 ‘B형’ 70대 할머니 혈액투석 중

부산의 한 대형 병원에서 발생한 70대 할머니 수혈사고는 다른 수술환자를 위해 준비한 혈액을 냉장고에서 잘못 꺼내는 바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이 병원에 따르면 진모(77) 할머니의 인공관절 수술이 있던 이달 23일에는 모두 3명의 수술이 예정돼 있었다.

수술에 사용할 혈액은 냉장고에 따로 보관하는데 진 할머니의 수술 차례 때 간호사가 실수로 다른 환자의 혈액을 수술실에 가져갔다는 것이다.

다른 간호사와 마취과 의사, 집도의 등이 수술실에 있었지만 누구도 그 실수를 확인하지 못했다.

2시간가량 걸린 수술이 끝나고 다음 수술을 준비하기 위해 간호사가 혈액 냉장고를 열어 본 후에야 실수를 알아차렸다.

하지만 B형인 진 할머니에게 이미 A형 혈액 200㏄가량이 들어간 뒤였다.

다른 혈액이 들어가면 혈액끼리 거부반응이 생기고 대사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진 할머니 역시 수혈사고 이후 장기 기능이 떨어지고 의식까지 잃었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실에 있던 의료진들이 혈액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서류만 확인하는 바람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후 즉각 응급조치하고 다른 큰 병원으로 이송 조치했다”고 말했다.

응급조치는 수액 2천㏄를 긴급 투여해 혈액을 중화시키는 것이었다.

3시간 만에 부산의 다른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진 할머니는 수차례 혈액투석을 받아야 했다.

수술 이틀만인 25일 오전 할머니는 의식을 찾았고 지금은 대화까지 나눌 수 있게 됐지만 갑작스럽게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대학병원 의료진은 설명했다.

사고를 낸 병원 측은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이후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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