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유치원 허물고 정씨 소속 단과대 건물 신축도 추진

이대, 유치원 허물고 정씨 소속 단과대 건물 신축도 추진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10-31 23:06
수정 2016-11-01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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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직후 300억원 시설 승인… 올해 예산 2.5배로 사업 규모 키워

반대 여론에 지난달 28일 중단

이화여대가 부속 유치원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입학한 학과 등이 들어설 대규모 시설을 건립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업이 추진된 시기가 입시 특혜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정씨의 이대 입학 시기와도 맞물려 논란이 예상된다.

이대와 이화유치원 이전계획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당초 이대는 학교 캠퍼스 내에 위치한 이대부속유치원을 이대부속초등학교 운동장 부지로 이전하고, 이 자리에 약 300억원의 예산을 들여 4500평 규모 지하 2층, 지상 4층에 달하는 건물을 세우는 ‘스포츠·예술 콤플렉스’(가칭) 사업을 구상했다. 사업 계획은 지난해 11월 16일 이사회에서 승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10월 18일 정씨가 체육특기생 전형으로 면접 및 실기고사에 응시한 직후다. 이 사업은 올해 7월 11일 이사회에서 관련 논의가 다시 이뤄지면서 사업명이 ‘유치원 부지 신축 사업’(가칭)으로 바뀌고 사업 규모도 1만 2300평 규모 지하 5층, 지상 15층 건물을 짓는 것으로 대폭 확대됐다. 예산도 약 746억원으로 약 2.5배 늘었다.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전체 1만 2300평 규모의 시설 중 신산업융합대학에 배정된 면적은 2773평이다. 공유면적 6546평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면적을 사용하는 셈이다. 공과대학 일부전공(1100평), 컨벤션홀(500평), 강의실(400평) 등 기타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긴 하지만 전체의 22.5%를 신산업융합대학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신산업융합대학은 정씨가 입학한 체육과학부가 소속된 단과대다. 신산업융합대학장인 김경숙 체육과학부 교수는 정씨와 관련된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거론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대 관계자는 “어수선한 학내 분위기와 반대 여론을 수렴해 지난 28일 사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교육공간이 부족해지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했을 뿐 정씨와는 절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6-11-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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