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m라도 올라오길 바랐지만’…기다림 이어지는 팽목항

‘1m라도 올라오길 바랐지만’…기다림 이어지는 팽목항

입력 2017-03-19 12:44
수정 2017-03-1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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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기도하는 것, 바다가 잠잠하길 바라는 것, 기다리는 것밖에 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픕니다.”
1천69일째 기다림
1천69일째 기다림 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이 진행된 1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단원고 미수습자 조은화 양 엄마 이금희(왼쪽) 씨와 허다윤 양 엄마 박은미 씨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금희(49)씨는 19일 전남 진도 팽목항 방파제에서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2014년 4월 16일 맹골수도 45m 아래로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딸 조은화(당시 단원고 2학년)양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1천69일을 보냈다.

이날 사고해역에서는 세월호를 해저면에서 1∼2m가량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이 아쉽게도 높은 파도 때문에 무산됐다.

방파제 난간에 묶인 채 시들어버린 꽃처럼 이씨가 신고 있던 신발은 옆구리가 닳다못해 터져 있었다.

이씨 곁에는 단원고 미수습자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48)씨도 함께 있었다.

오전에도 팽목항 방파제를 따라 걸었던 이들은 시험인양 무산 소식에 다시 한 번 바닷바람을 쐬러 나섰다.

박씨는 “‘기다리면 찾아줄게’라고 약속했던 딸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며 방파제 초입에서 끝내 눈물을 떨궜다.

그는 “지난주 사고해역을 찾았을 때 ‘엄마, 엄마’라고 부르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며 “내가 다윤이 엄마라는 게 정말 미안하고 1초라도 빨리 아이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마음은 아프지만, 잘 됐으면 좋았겠지만, 오늘 시험인양에서 잘못된 부분이 드러났으니 좋은 날씨에 세월호가 올라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월호 인양단은 선체를 끌어올릴 인양줄 일부가 꼬이는 현상을 확인하고 강한 철재로 된 방지 장치를 설치했다.

시험인양 등 후속일정은 22일 이후 기상 여건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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