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이 죽음으로 내몬 고 일병…내 제자, 내 친구입니다”

“軍이 죽음으로 내몬 고 일병…내 제자, 내 친구입니다”

입력 2017-07-24 22:26
수정 2017-07-2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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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사단 가혹행위 투신 자살 사건…홍대 총학생회·교수들 진상 촉구

선임병의 구타 및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육군 22사단 일병이 재학했던 대학 교수진과 동문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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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린 육군 22사단 고필주 일병의 사망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학생들이 고개를 떨구며 슬픔을 참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엔 고 일병이 재학한 홍익대 학생들과 교수진 등 30여명이 함께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2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열린 육군 22사단 고필주 일병의 사망에 대해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가한 학생들이 고개를 떨구며 슬픔을 참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엔 고 일병이 재학한 홍익대 학생들과 교수진 등 30여명이 함께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홍익대 총학생회, 국어국문학과 학생회·교수진, 문과대 학생회는 2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22사단에서 선임병의 구타·폭언·추행 등으로 홍익대 국어국문학과 15학번 고필주 학우가 죽음에 이르렀다”면서 “육군은 적폐를 밝히고 가해자를 엄벌하라”고 주장했다.

이 학과 교수 일동은 “이렇게 선한 학생이 적응할 수 없는 곳이 군대라면 이는 절대 한 개인의 부적응 문제로 치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면서 “필주가 마지막 용기를 내어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 요청을 묵살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조처를 했던 부대 지휘관들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상규명, 관련 책임자 처벌,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 노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사랑하는 제자를 떠나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건을 폭로했던 군인권센터는 정연봉 육군참모차장이 지난 21일 주관한 ‘현안업무 점검회의’ 내용을 공개하며 “육군이 고 일병의 유족에 대한 사과나 진상규명보다 사건 은폐에만 신경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사전에 이슈화될 소지가 다분한 사안이었는데도 언론 동향을 미체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잘못이 있음’, ‘유가족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함’이라는 내용을 다뤘다.

이와 관련해 육군은 “회의의 언론 공보 관련 내용은 사건 발생 시 육군이 적시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나, 언론 보도 후 사실관계를 설명함으로써 육군이 축소·은폐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오해를 야기시킨 점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유가족 관련 내용은 유가족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고,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를 하고 있다는 점과 재발 방지를 위한 육군의 노력도 알려 드리라는 취지의 당부”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 일병은 지난 19일 경기 성남 분당의 국군수도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병원에서 투신 자살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07-2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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