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비리 20년간 ‘제자리걸음’…서남대 책임론 직면한 교육부

재단비리 20년간 ‘제자리걸음’…서남대 책임론 직면한 교육부

입력 2017-08-02 16:29
수정 2017-08-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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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학습여건·경영상황 제대로 관리·감독했나” 지적

교육부가 서남대 정상화계획안을 모두 반려하고 사실상 폐교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교육부 책임론’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단비리가 1990년대부터 불거진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정상화든 폐교든 더 신속하게 결단을 내렸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는 2일 서울시립대·삼육대가 올해 5월 제출한 서남대 인수안을 반려하고 이르면 다음 주께 서남대에 대한 후속조치를 발표한다.

서남대가 설립자 이홍하 씨의 교비 횡령으로 대표적인 비리사학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지 꼭 20년 만이다.

후속조치는 ‘폐교’일 가능성이 크다.

1991년 이학·공학계열 10개 학과로 개교한 서남대는 1995년 의예과를 만들며 교세를 확장했다.

하지만 1997년 이홍하 씨(당시 서남대 총장)가 등록금 등 39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며 비리사학으로 낙인찍혔다.

이 씨는 2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학교 경영에 다시 참여했지만 2012년 또다시 교비를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대학의 학습여건과 경영 상황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교육부의 책임론은 이때부터 커졌다.

교육부는 이듬해 서남대에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재정기여자를 물색했다.

하지만 서남대는 이미 교원 임금체불과 신입생 충원 비율 감소로 제대로 된 학사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당시 서남대에서는 의대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이수하지 않고 학점을 딴 정황이 적발돼 교육부가 학위 취소를 시도하기도 했다.

300억원대 교비 횡령액을 보전해줄 재정기여자를 찾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2015년부터 명지의료재단·예수병원·서울시립대·삼육대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교육부는 재정기여 방안이 미흡하다며 인수안을 모두 반려했다.

그사이 급여를 받지 못한 교원들이 그만두고 신입생이 계속 줄면서 학교는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의대 역시 학생들이 인근 병원을 6개월씩 돌며 실습하는 상황이 되자 학부모들은 교육부가 인수든 폐교든 조속히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서 지역 주민과 지역구 국회의원 등 서남대 폐교를 반대하는 여론에 밀려 정부가 시간을 허비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교육부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관리·감독상의 문제점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지난해 딸의 서남 의대 진학을 고민했다는 한 50대 학부모는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서남대 입학처에 문의했더니 ‘학교가 (학생을) 책임질 수 없다. 학부모가 알아서 결정하라’는 답이 돌아왔다”며 “이미 학교로서의 역할을 못 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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