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하니 술술~ 더 마시는 대학생

개강하니 술술~ 더 마시는 대학생

이하영 기자
입력 2018-03-04 22:22
수정 2018-03-0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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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동아리 선후배 술자리 쇄도

인사불성 무리 속출…시비 붙기도
1회 10잔 이상 8년 새 12%P↑
성인보다 고위험 음주 비율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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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교 앞 길거리에 ‘고주망태’ 학생이 속출하고 있다. 대학이 개강하면서 각 학과나 동아리 선후배 사이에 술자리가 쇄도한 탓이다.

특히 음주가 성폭력이 일어나기 쉬운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3일 밤 9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술에 잔뜩 취한 여학생이 아스팔트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여학생은 구두까지 벗어 던졌다. 일행인 남학생이 부축했지만 그 역시 만취한 상태여서 둘은 뒤엉킨 채 다시 한번 길바닥에 쓰려졌다. 길 가던 행인들은 이 둘의 모습을 씁쓸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런 모습을 보인 대학생은 한둘이 아니었다. 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취한 한 남학생은 자신의 학과 이름을 고래고래 외쳐댔다.

비슷한 시간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박모(29)씨는 길을 가다 비틀거리며 걸어오던 대학생 5명 무리와 시비가 붙었다. 그러나 박씨는 그들의 입에서 쏟아지는 욕설을 뒤로한 채 곧바로 자리를 피했다. 박씨는 “어차피 술에 취해 이성적인 대화가 안 되는 상황이어서 그냥 무시했다”고 말했다. 상가 건물 구석에서 토사물을 쏟아내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대학생의 과음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국립보건연구원이 지난해 전국 대학생 5024명을 조사·분석한 ‘우리나라 대학생의 음주행태 심층 조사’ 결과 1회 술자리에서 10잔 이상을 마신 남자 대학생의 비율은 44.1%로 집계됐다.

반면 성인 남성 전체는 21.9%, 20대(19~29세) 남성은 32.5%로 조사됐다. ‘10잔 이상’ 마신 여자 대학생의 비율은 32.8%로 나타났다. 성인 여성 전체 6.2%, 20대(19~29세) 여성 17.5%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대학생의 10잔 이상 과음률은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6%에서 지난해 38.4%로 8년 사이에 12.4% 포인트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학생이 35.4%에서 44.1%로 8.7% 포인트, 여학생이 15.5%에서 32.8%로 17.3% 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또 ‘고위험 음주율’(1회 남성 7잔·여자 5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에서도 남자 대학생의 음주율(23.3%)이 남성 전체 음주율(21.2%)보다 더 높았다. 여자 대학생의 고위험 음주율도 17.2%로 여성 전체 수치인 5.4%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3-0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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