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빠 4총사’ 컴패션 필리핀 비전트립 동행 취재
자녀 양육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한국 아빠 4총사(강상규·심재원·허민·우명훈씨)가 컴패션과 함께 5박 6일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았다. 경제적 궁핍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자녀 양육에 힘쓰는 현지 엄마, 아빠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이들은 마닐라와 팜팡가의 여러 가정과 어린이센터 등을 돌며 컴패션의 양육 철학과 가치를 직접 체험했다. 컴패션은 6·25전쟁 때 한국에 온 미국 출신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굶주림과 추위로 죽어가는 한국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국제어린이양육기구다. 지난 66년간 태아영아생존, 1대1 어린이양육, 양육 보완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에 놓인 전 세계 어린이를 어엿한 성인으로 키워내는 데 앞장섰다.
14세 소녀 세실 테하다(오른쪽 두 번째)와 그의 가족들이 지난 5일 필리핀 마닐라의 허름한 판잣집 창문 너머로 한국컴패션 비전트립 방문객들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일 팜팡가주 앙헬레스 나자렌교회의 어린이센터에서 심재원(왼쪽 두 번째)씨와 강상규(다섯 번째)씨가 어린이들과 농구를 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17년간 캐나다의 한 후원자로부터 1대1 양육지원을 받은 19세 소녀 주디 두케사가 지난 4일 방문객들에게 후원자가 보내준 가족사진을 보여 주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지난 2일 마닐라 크리스천가스펠교회 어린이센터에서 필리핀 엄마들이 베갯잇을 만드는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지난 2일 마닐라의 셀레스트 카초(오른쪽) 가정을 방문한 강상규(가운데)씨가 좁은 입구로 조심스럽게 들어오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주디 가족은 기찻길 옆에서 살다 7년 전 이곳으로 이사했다. 원래 살던 집을 정부가 철거해 새 터전을 구해야 했다. 친척집 마당 한구석에 나무판자로 지은 집이지만 여덟 식구에게는 소중한 터전이 됐다. 주디는 두 오빠, 부모와 큰방을 함께 썼다. 하지만 2년 전 엄마가 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지금은 네 명이 쓰고 있다. 주디는 방이 좁아 다섯 식구가 몸을 꼭 붙이고 자야 했던 예전이 그립다. 레이난테는 “마약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에서 살고 있지만 컴패션의 후원 덕에 주디와 아들들이 바르게 자랄 수 있었다”며 “대가 없이 후원해 줘 너무도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국컴패션 제공
지난 4일 비전트립 참가자들과 필리핀 컴패션 졸업생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이리 리싱(왼쪽 세 번째)과 친구들이 컴패션이 바꿔 놓은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한국컴패션 제공
한국컴패션 제공
이 중 아이리 리싱(22·여)은 한국 후원자로부터 3년간 지원을 받았다. 후원자의 이름만 알 뿐 얼굴도 성별도 몰랐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얻어 동생들의 학비를 댈 수 있게 된 것 모두 후원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 전 한국에 가 보려고 돈을 모았지만 재산이 일정 규모 이상 되어야 비자를 받을 수 있어 갈 수 없었다”며 “한국에 가면 후원자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날 한국컴패션에서 준비한 깜짝 영상편지에 후원자가 등장하자마자 아이리는 눈물을 왈칵 쏟았다. 친구들도 각자 자신의 후원자를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여행 마지막 날 만난 에드가르도 하비에르(50)는 트라이시클(자전거 삼륜 택시) 운전사다. 태풍으로 집을 잃은 뒤 가족과 함께 교회에 얹혀 산다. 하루 종일 일해도 200페소(약 4000원)씩 트라이시클 판매상에게 내야 하는 할부 원금과 이자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컴패션 후원 덕에 셋째와 넷째를 공부시킬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한다. 에드가르도는 꿈을 묻는 질문에 “자식들이 졸업 후 원하는 직장을 갖고 받은 것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답했다.
마닐라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18-04-1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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