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소리 후 연기·불길 휩싸여…군산화재 현장 보니

‘펑’소리 후 연기·불길 휩싸여…군산화재 현장 보니

임송학 기자
임송학 기자
입력 2018-06-18 10:37
수정 2018-06-18 14:3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군산 유흥주점 화재
군산 유흥주점 화재 17일 오후 9시 53분께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유흥주점에서 불이 나 수십 명이 다치자 소방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18.6.18
전북소방본부 제공=연합뉴스
10만원의 술값 외상 시비가 방화로 이어져 33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가 발생했다.

17일 오후 9시 53분쯤 전북 군산시 장미동 1층 라이브카페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 이중 5명은 중상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술값 외상 시비를 하다 격분한 이모(55)씨가 미리 준비한 휘발류를 카페 입구에 붓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당시 카페에선 개야도 주민 등 40여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불은 삽시간에 소파와 테이블을 태우고 무대 중앙으로 번졌다. 면적 238㎡의 카페 내부는 매캐한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 차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상태로 변했다.

목격자들은 “갑자기 ‘펑’ 소리가 나면서 입구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손님들이 춤을 추던 무대가 순신각에 연기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불길에 놀란 손님들은 무대 바로 옆 비상구로 몰렸다. 서로 먼저 빠져나오려던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고 몸이 서로 엉겨붙었다. 연기에 질식한 일부 손님은 무대 주변에 쓰러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옆문을 통해 빠져나왔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장모(44)씨 등 3명이 숨지고 온몸에 화상을 입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무대와 비상구 주변에서 부상자 대부분을 구조했다. 소방당국은 거리가 불과 5m밖에 되지 않는 이곳에 사상자 대부분이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무대 주변에서 춤을 추던 손님들이 한꺼번에 비상구로 빠져나가려다 연기를 들이마시면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며 “카페가 지하였다면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산 주점 방화 용의자
군산 주점 방화 용의자 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55)씨가 18일 새벽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군산경찰서를 나가고 있다. 2018.6.18
연합뉴스
경찰은 사건 발생 3시간 30분 만에 화재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중동 선배 집에 숨어있던 방화 용의자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배와 등에 화상을 입은 이씨는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도 화상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해 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