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핵심’ 임종헌 19시간여 고강도 조사…침묵 속 귀가

‘사법농단 핵심’ 임종헌 19시간여 고강도 조사…침묵 속 귀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10-16 10:45
수정 2018-10-16 10: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법관사찰 의혹 등에 ‘지시한 적 없다’, ‘기억 안 난다’며 다퉈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59)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마치고 19시간 30여 분 만에 귀가했다.
이미지 확대
취재진 질문에 듣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취재진 질문에 듣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양승태 사법부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15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12년부터 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연이어 지내며 법원행정처 주요 실무를 총괄한 임 전 차장은 수사 초기부터 이번 사건의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지목됐다.2018.10.15
연합뉴스
16일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전날 오전 9시 20분께 출석한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오전 1시께까지 강도 높은 피의자 신문을 진행했다. 그는 약 4시간 동안 조서를 꼼꼼하게 검토한 뒤 오전 5시께 조사실에서 나왔다.

임 전 차장은 취재진에게 ‘장시간 조사받은 심경이 어떠하냐’, ‘혐의를 모두 부인했느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를 인정했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무 답변 없이 입을 꾹 다물고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판사를 뒷조사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주로 캐물었다. 그는 대부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에게 불리한 정황이나 진술을 두고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차장은 출석 포토라인에서도 “제기된 의혹 중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며 사실상 검찰과 다투는 태도를 보였다. 검찰은 조만간 그를 추가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병 방향 역시 그 이후 가려질 전망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과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서 실무 책임자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수사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건의 발단이 된 법관사찰 의혹은 물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 정운호 게이트 등 수사기밀 유출 등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린 2016년 11월 청와대 요구에 따라 법률 검토 문건을 만들어 전달하거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재판, 이른바 ‘비선 의료진’의 특허소송 등에서도 청와대와 법원 사이 연결고리를 한 의혹이 불거졌다.

임 전 차장에 대한 조사는 그가 근접 보좌한 박병대, 고영한, 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이나 이 기간 사법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그가 각종 의혹에 수뇌부가 개입했다고 적극적으로 진술할 경우 잇따른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에 가로막혔던 검찰 수사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쉽게 수사에 협조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법원행정처 출신 판사들을 무더기 소환해 ‘윗선’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방식의 수사 전략도 검토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