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단 들이밀어도 18%만 검사… 숨은 신천지發 조용한 전파 우려

명단 들이밀어도 18%만 검사… 숨은 신천지發 조용한 전파 우려

이현정 기자
이현정 기자
입력 2020-03-10 22:20
수정 2020-03-1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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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학교·요양원에 퍼져있는 신천지

한마음아파트처럼 집단거주 배제 못해
요양병원 저인망식 전수조사 시기 놓쳐
경찰, 격리 위반 확진자에 강력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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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신천지 신도와 교육생 1363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도 받지 않고 요양병원 등 노인요양시설에서 의료인이나 간병인으로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나 숨은 신천지로 인한 집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날 현재 21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 전경. 경산 연합뉴스
10일 신천지 신도와 교육생 1363명이 코로나19 진단검사도 받지 않고 요양병원 등 노인요양시설에서 의료인이나 간병인으로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나 숨은 신천지로 인한 집단 감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날 현재 21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 전경.
경산 연합뉴스
큰불(신천지 대구교회)은 잡았지만 잔불은 꺼지지 않았다. 10일 1363명의 신천지 신도와 교육생이 코로나19 진단검사도 받지 않고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에서 일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숨은 신천지 신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인요양시설과 요양병원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가 밀집한 곳으로, 확진환자 1명이 발생해도 연쇄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요양시설·병원 종사자와 간병인이라면 고령 환자의 이런 특성을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검사를 받은 신천지 신도는 소수에 불과했다. 요양시설·요양병원 종사자와 간병인 가운데 방역 당국이 찾아낸 신도와 교육생은 모두 1654명이다. 이 중 이미 검사를 받은 사람은 291명(17.6%)뿐이다. 20%가 채 안 된다.

이는 요양기관뿐 아니라 일반 병원,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여전히 꼭꼭 숨은 신천지 신도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 준다. 최근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에서 확진환자 46명이 쏟아지면서 첫 아파트 첫 코호트 격리가 이뤄졌고, 이곳이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거주시설임이 밝혀졌다. 방역 당국은 행정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신천지 신도 명단으로 의료기관과 사회복지시설,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다른 밀집시설에서 일하는 신도를 계속 추적할 계획이다.

일단 전국 어린이집과 유치원, 학교 등은 22~23일까지 문을 열지 않아 추가 감염 우려는 낮은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비록 전체 확진환자 수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신천지 신도와 서울 콜센터를 비롯해 집단적인 감염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규모는 작아도 연결 고리가 분명치 않은 초기 환자로 인한 집단감염이 서울과 경기 같은 지역에서 발생할 경우 또 다른 제2, 제3의 신천지와 같은 폭발적인 증폭 집단으로 발견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지역사회에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요양병원과 사회복지시설을 전수조사한 당국은 최근 경북 경산과 봉화 등의 요양시설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자 11~12일 추가로 전수조사를 하기로 했다. 시설 종사자 중 검사를 받지 않은 신천지 신도가 다수 드러난 이상 더 신속하고 실질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령 환자는 상태가 빠르게 악화돼 치료하더라도 사망에 이르는 일이 많아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경찰은 신천지 신도 또는 의심 시설에 대한 112신고가 들어오면 당일 내 수사가 필요한 ‘코드3’로 분류해 대응하기로 했다. 또 신천지 신도를 포함한 코로나19 확진환자 가운데 자가격리를 위반한 경우 살인·납치 등 강력범처럼 코드제로(0)로 분류하고 즉시 출동하기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2020-03-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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