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군인인 남자친구에게도 회유”…혼인신고날 숨진 女부사관

“같은 군인인 남자친구에게도 회유”…혼인신고날 숨진 女부사관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5-31 23:19
수정 2021-05-31 23:19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혼인신고날 女부사관 죽음택해
억지 술자리 끝난 뒤 차량서 추행
“강제추행 신고에 조직적 회유”
공군 “엄정 수사로 진실 밝혀 조치”
선임 부사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신고를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끝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신고 이후 부대측이 당사자는 물론 같은 군인이던 남자친구에게도 조직적인 회유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31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 소속 A중사는 지난 3월초 선임인 B중사로부터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음주 및 회식 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이었지만, A중사는 “반드시 참석하라”는 B중사 압박에 못 이겨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저녁 자리에 간 것으로 전해졌다.

술자리가 끝나고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추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중사는 피해 다음 날 피해 사실을 신고했고, 이틀 뒤 두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또 자발적으로 부대 전출 요청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각적인 조사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유족 측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신고 직후 즉각적인 조사 대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장례까지 미룬 채 군 당국의 조직적 은폐 및 회유에 대해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에 따르면 상부 보고 대신 저녁을 먹자며 회유하거나, 방역지침을 어긴 동료 군인들을 생각해달라는 이유로 회유를 한 상관도 있다. 또 군인인 A씨의 남자친구에게도 연락해 설득해달라고 했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청원휴가가 끝난 뒤인 A중사는 지난 18일 부대를 옮겼지만, 나흘 만인 22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마쳤으나 당일 저녁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공군 측은 “현재 강제 추행건에 대해서는 군 검찰에서, 사망 사건 및 2차 가해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수사 중”이라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해서 명명백백하게 밝혀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