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정폭력 피해자, 본인 동의 없어도 분리조치 가능”

대법 “가정폭력 피해자, 본인 동의 없어도 분리조치 가능”

강병철 기자
입력 2022-09-05 15:07
수정 2022-09-05 15:0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가정폭력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 조치할 때는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5일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받은 A(34)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보호관찰과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도 유지됐다.

A씨는 2020년 2월 자신의 집에서 동거 중인 여자친구 B씨와 다툼을 벌였다. B씨의 어머니는 B씨의 연락을 받고 112에 “딸이 ‘동거 중인 남자친구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고 했다”며 대신 신고 전화를 했다.

어머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씨 얼굴에서 폭행 흔적을 발견하고 B씨를 집 밖으로 이동시키며 A씨에게는 “떨어져 있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이에 불응하며 경찰관을 밀어 넘어뜨리며 욕설을 했고 결국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법정에서 “경찰관이 여자친구에 대한 위법한 보호조치를 해 저항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은 가정폭력처벌법에 따른 보호조치나 응급조치를 할 수 있으므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한 뒤 분리 조치를 한 것은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가정폭력처벌법은 ‘사실상 혼인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가정폭력 행위자와 피해자의 분리 조치는 피해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설령 피해자가 분리 조치를 희망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해도 경찰관이 현장 상황에 따라 분리 조치를 함에 있어서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