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생존자들의 필사 탈출

‘오송참사’ 차량 블랙박스에 담긴 생존자들의 필사 탈출

이범수 기자
이범수 기자
입력 2023-07-26 00:05
수정 2023-07-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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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에서 차들이 물에 잠기고 있는 모습. KBS 뉴스 캡처
지하차도에서 차들이 물에 잠기고 있는 모습. KBS 뉴스 캡처
지난 15일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참사’ 현장의 모습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KBS가 25일 공개한 이 영상에는 터널 천장까지 물이 가득 찬 절박한 상황에서 서로를 의지해 필사의 탈출을 시도하는 장면이 담겨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영상을 촬영한 승용차는 물이 들어오기 시작할 즈음 지하차도에 진입했다. 불과 몇초 만에 물이 차량 앞 덮개까지 차오르며 더는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물은 순식간에 어른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며 주위의 승용차 몇 대가 둥둥 물 위로 떠다니고 있었다.

생존의 위험을 직감한 사람들이 차량을 빠져나와 지하차도 출입구로 향해 걸어 나갔다.

그러나 밀려드는 거센 물살에 떠밀려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다시 지하차도 안쪽으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사람의 발이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차올랐다. 4명이 허우적거리며 ‘죽음의 차도’를 빠져나가려고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모습도 이 영상에 담겼다.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남성 1명이 헤엄을 쳐 겨우 침수된 한 차량 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이 남성은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차량 위로 끌어 올렸다.

차량에 오른 사람 중 1명이 휴대전화로 애타게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하차도의 물은 곧바로 터널 천장 30㎝까지 차올랐다.

이들에게 남은 마지막 남은 희망은 지하차도 입구까지 이어진 터널 천장의 철제 구조물뿐이다. 이들은 생존을 위해 다시 흙탕물에 몸을 던졌다.

이후 10여초 뒤 이들을 촬영하던 영상도 끊겼다.

이 영상에 등장한 4명 중 3명은 철제 구조물에 의존해 탈출했으나 1명은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생존자의 동의를 거쳐 공개된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서는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쯤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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