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님이 독립유공자래” 뿌듯해하던 아이들 모습에 사라지지 않는 미소

“우리 조상님이 독립유공자래” 뿌듯해하던 아이들 모습에 사라지지 않는 미소

김우진 기자
김우진 기자
입력 2025-08-15 08:00
수정 2025-08-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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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환경 개선 한국해비타트
화마로 무너진 박창옥 선생 후손의 집 고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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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친 박창옥(1890~1939) 선생의 3대손 원종성씨가 지난달 새 단장을 마친 집을 둘러보고 있다. 2017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 128세대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온 한국해비타트는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원씨 가족을 비롯해 더 많은 가정을 발굴해 도울 예정이다. 본인 제공
충남 서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친 박창옥(1890~1939) 선생의 3대손 원종성씨가 지난달 새 단장을 마친 집을 둘러보고 있다. 2017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 128세대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온 한국해비타트는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원씨 가족을 비롯해 더 많은 가정을 발굴해 도울 예정이다.
본인 제공


“아이고, 내가 뭐라고. 나까지 이렇게 도와주나.”

일제강점기 충남 서산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친 박창옥(1890~1939) 선생의 외손자인 원종성(85)씨는 새 단장을 마친 집을 둘러보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충남 당진에 있는 원씨의 집은 지난해 4월 별안간 김치냉장고가 폭발하면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타버렸다. 복구공사를 할 여력이 없었던 원씨는 고향을 떠나야 했다.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안타까웠던 딸 용숙(50)씨는 지난 6월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해비타트가 진행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지원했다. 2017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온 한국해비타트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원씨 가족을 비롯해 더 많은 가정을 발굴해 돕고 있다.

용숙씨는 공사를 마친 이후 한국해비타트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다고 한다. 용숙씨는 “저도, 아버지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안고 살진 못했다”며 “얼굴도 모르는 증조할아버지 덕분에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고 전했다.

용숙씨는 자녀들과도 독립유공자인 조상에 대해선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살아왔다. 그는 “어떤 분인지 알아볼 생각도 하지 못하고 살았는데 아이들이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니 진작 관심을 두면 어땠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독립유공자를 존경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국해비타트에 후원을 시작했다. 그는 “여러 사람의 마음이 모여 저희가 혜택을 받은 것”이라며 “이제 그 마음을 다시 나눠야 할 차례”라고 했다.

원종성씨의 외할아버지인 박창옥 선생은 1919년 충남 서산에서 군중 1000명을 모아 독립만세운동을 펼치다 태형에 처해지는 등 고초를 거쳤다.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9년 생을 마감했다. 이후 독립운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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