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정사 법당에 조상님 편안하게 모십니다”

“혜원정사 법당에 조상님 편안하게 모십니다”

서미애 기자
서미애 기자
입력 2025-08-18 09:30
수정 2025-08-1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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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명당 법당에 봉안당 조성…스님 영가 축원
조상·후손 잇는 명당, 심미적·문화적 추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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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동구 내남동 분적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불교태고종 혜원정사 전경. 최근 법당 내부에 봉안당이 조성됐다.
광주광역시 동구 내남동 분적산 자락에 위치한 한국불교태고종 혜원정사 전경. 최근 법당 내부에 봉안당이 조성됐다.


광주시와 화순군 경계지점인 광주광역시 동구 내남동, 분적산 자락에 한국불교태고종 혜원정사가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이곳 법당 안에 봉안당이 새로 들어섰다. 유골 안치시설이다.

혜원정사측은 봉안당이 유골함을 모시는 공간을 넘어, 가족의 정성과 조상의 존엄을 담아내는 심미적 공간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침과 저녁 예불 때 스님들이 직접 영가를 위해 축원하고 후손들에게 위안과 평안을 빈다. 봉안당은 기억의 장소일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을 잇는 정신적 고리가 된다.

공간 구성이 남다르다. 일반 봉안당과 달리 유골함과 고인의 사진, 기념품까지 함께 안치할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였다. 봉안당 주변에는 추모공원을 조성해 산책과 명상을 하며 고인을 기릴 수 있게 했다. 앞으로 힐링 프로그램, 교육·문화 체험과 연계할 계획이다. 혜원정사측은 세대 간에 정서를 공유하고 조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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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태고종 혜원정사 법당 내부에 마련된 봉안당의 모습. 전통과 현대적 추모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며졌다.
한국불교태고종 혜원정사 법당 내부에 마련된 봉안당의 모습. 전통과 현대적 추모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며졌다.


혜원정사 자리는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으로 꼽힌다고 한다. 분적산 정상에서 흘러내린 기운이 극락전에 모아져 무등산의 ‘큰아들’ 자리에 해당한다고 했다. 혜원정사측은 후손들에게 길운과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찰 뒤편에 있는 마을, 육판리는 ‘판사를 여섯 명 배출했다’는 속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봉안당에 안치된 이들의 후손에게는 발복과 번영이 뒤따를 것이라는 믿음을 낳는다. 사회적으로 점차 희미해진 조상 숭배와 명당 문화가 혜원정사를 통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 듯하다.

스님들의 정기적 예불과 축원은 단순한 의례가 아니라 정신적 위안일 것이다. 전통적인 가족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소환한다. 봉안당과 추모공원은 앞으로 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니고 지역 사회와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혜원정사는 단순한 종교 시설이 아닌 지역 문화와 전통을 계승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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