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자국에 골절… 젖먹이 학대한 부부

멍자국에 골절… 젖먹이 학대한 부부

이명선 기자
입력 2016-03-10 22:54
수정 2016-03-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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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된 딸 10시간 방치해 숨져

20대 동갑내기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젖먹이 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A양은 머리와 복부까지 멍 자국이 있었고 후두부와 갈비뼈 등 6곳의 골절이 확인됐다.

경기 부천오정경찰서는 10일 각각 폭행치사와 유기 등의 혐의로 아버지 B(23)씨와 어머니 C(23)씨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9일 오전 2시쯤 부천시 오정구 자택 안방의 아기 침대에서 울고 있던 A양을 들어 올리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딸이 자지러지게 울기 시작하자 젖병을 물리고 10시간 이상 내버려 둔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딸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계속 부인했으나 생후 석 달 된 딸 몸 곳곳에 멍이 있는데도 병원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해 유기 혐의를 적용했다. B씨는 “별로 안 아픈 줄 알았다”고 방치한 이유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중학교를 졸업한 어머니 C씨와 고교 중퇴인 아버지 B씨는 지난해 지인의 소개로 만나 4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한 후 연말에 딸을 낳은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장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업체에서 일하다가 그만둔 뒤 3월 초까지 호프집 종업원으로 일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부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최소한 3시간 전 사망한 상태였고 온몸의 멍과 골절로 볼 때 명백한 학대 사건으로 생각했다”며 “성기에 피멍 자국이 있어 성폭행 등도 의심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양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부모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2016-03-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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