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사건’ 할머니 무기징역 확정된 날, 적막한 상주 마을

‘농약 사이다 사건’ 할머니 무기징역 확정된 날, 적막한 상주 마을

이승은 기자
입력 2016-08-29 17:16
수정 2016-08-29 17: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현장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현장
‘상주 농약사이다’ 사건 피고인 박모(83) 할머니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된 29일 경북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지난해 7월 사건 발생 이후부터 마을에는 웃음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사건 현장인 마을회관은 3주 전에 벽을 도배하고 장판지를 새로 깔았다.

그러나 마을회관을 찾는 어르신은 거의 없다. 가끔 할머니 두 분이 와서 잠시 쉬었다가 돌아가는 정도다.

할머니 7∼10명이 매일 마을회관에 모여서 놀고 가족이 드나든 곳이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인적이 끊어졌다.

황무연 이장은 “마을 분위기가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 나 역시 힘든데 회복하기 어렵지 않겠나. 마을회관에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86명이 살던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한 뒤 10명 가까이 마을을 떠났다고 한다.

자식들이 부모를 모시고 떠나는 바람에 빈집이 몇 군데 생겨났다는 것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인 A할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집에서 작은 일만 그럭저럭 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을 이렇게 놔둬서 되겠느냐. 숨진 사람에게 장례비도 나오지 않았다는데 범인이 확정됐다면 가해자 쪽에서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민들은 말을 아끼고 외부인과 대화에 인색한 편이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TV 뉴스를 통해 무기징역 소식을 전해 들었을 것이다”며 “마을 모임이 사라진 지 오래됐고 항상 조용하다”고 했다.

1년 전 이 마을에는 42가구에 86명이 살았다. 주민 30%가 박씨 성을 가진 집성촌이다.

김완수 공성면장은 “주민이 서로 서먹해 하는 실정이다”며 “보건소가 무료진료를 하고 경찰서가 음식을 대접하는 등 분위기를 바꾸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