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사건, 여성이 먼저 신체 접촉·여혐 내용 진술서에 없어

이수역 폭행사건, 여성이 먼저 신체 접촉·여혐 내용 진술서에 없어

고혜지 기자
고혜지 기자
입력 2018-11-16 11:23
수정 2018-11-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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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역 인근 호프집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의 최초 물리적 접촉은 여성 측이 먼저 시작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지난 13일 새벽 4시쯤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 맥주집에서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여성 피해자 2명 중 한 명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네이트 판 게시판 화면 캡처
지난 13일 새벽 4시쯤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 맥주집에서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여성 피해자 2명 중 한 명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사진으로 찍어 공개했다. 네이트 판 게시판 화면 캡처
서울 동작경찰서는 주점 내 CCTV 영상과 주점 관계자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파악한 이수역 폭행 사건 발생 경위를 16일 밝혔다. 남자 일행 3명과 여자 일행 2명은 쌍방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여성 2명이 가게 내부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운 것이 시작이었다. 소란이 있자 옆 테이블에 있던 남녀 커플이 여성들을 쳐다봤고, 여성들이 “뭘 쳐다보냐”고 말해 여성 일행과 커플 간 1차 말다툼이 발생했다. 업주가 여성 측에 자제할 것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다른 테이블에 있던 남성 4명 일행 중 일부가 개입했다. 이후 커플은 가게를 떠났고 담배를 피우고 돌아오는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너희들 아직도 안 갔냐”고 말하면서 양측 사이에 2차 말다툼이 붙었다.

경찰은 “시비 과정 중에 여성 1명이 남성이 있던 테이블로 다가가서 남성 1명의 손을 쳤다”면서 “이에 다른 남성이 여성의 모자 챙을 쳐서 벗겨지게 만들었고 여성이 손을 쳤던 남성의 모자를 쳐서 서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이 SNS를 통해 주장하던 “머리가 짧아서 맞았다”는 진술은 경찰 조사 당시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구대에서 초동 조치를 가게 되면 각자 진술서를 쓰게 되는데, 양쪽이 작성한 자필 진술서에는 관련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폭행’을 누가 먼저 했는지는 조금 더 복잡한 문제로 남아있다. 경찰은 “손을 친 것이 폭행이 될지, 밀고 당기는 행위가 폭행이 될 지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면서 “소극적 방어인지, 적극적 공격인지 개별적 행위에 대한 판단이 필요해 양 당사자 진술을 들어보고 당사자들이 촬영한 영상도 확보해서 CCTV와 비교 대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찰은 호프집 업주의 진술과 가게 내부 CCTV 영상을 확보한 상태다. 가게 외부에는 CCTV가 없어 여성 측의 ‘계단 앞에서 발로 차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는 주장은 사실 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남성과 여성 측과 연락해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며 이들이 찍은 영상도 입수해 조사할 예정이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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