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침입한 민간인인데…해병대 사단장은 우엉차 대접

무단침입한 민간인인데…해병대 사단장은 우엉차 대접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08-03 15:17
수정 2023-08-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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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 영내 무단침입한 민간인 검찰 송치
“경광등 차량에 군 관계자로 오인해 출입 허가”
무단침입·국군 방첩사령부 관계자 사칭한 혐의
해병대 1사단장과 10여분간 단독면담 이뤄져
경찰 “해병대 오인하기 충분…고의성 없는 듯”
출입 관여한 장병 4명 징계…사단장은 징계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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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분위기의 해병대 1사단
적막한 분위기의 해병대 1사단 해군포항병원과 해병대 1사단 등이 함께 있는 해병대 1사단 부대의 서문. 2023.7.20
연합뉴스
민간인 신분으로 경광등을 설치한 차량을 타고 해병대 영내에 진입해 사단장으로부터 차 대접까지 받은 민간 경비업체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경북경찰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지난달 19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민간 경비업체 대표로 알려진 A씨는 지난 4월 28일 오후 4시 20분쯤 해병대 1사단에 무단침입해 2시간 30분 넘게 머물며 군 관계자들에게 자신을 국군 방첩사령부 소속이라고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경광등을 설치한 차량을 타고 기지를 찾았고, 해병대는 그를 군 관계자로 오인해 제대로 신원 확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A씨는 임성근 해병 1사단장과 10여분간 단독으로 만나 우엉차를 마시며 면담하기도 했다.

임 사단장은 면담 내내 그가 군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민간인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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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분위기의 해병대 1사단
적막한 분위기의 해병대 1사단 해군포항병원과 해병대 1사단 등이 함께 있는 해병대 1사단 부대의 서문. 2023.7.20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해병대 쪽에서 A씨를 군 관계자로 오인하기 충분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와 관련해 해병대 측의 별도 고의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해병대 1사단은 A씨를 영내에 들이는 데 관여한 장병 4명을 징계했다. 그러나 임 사단장은 상급기관인 국방부나 해군본부로부터 어떤 징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 장성급 인사의 징계 권한은 해군참모총장에게 있다.

임 사단장은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에서 구명조끼 등 수중안전장비 없이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고 채수근 상병의 생전 소속 부대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28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에게 채 상병 사망 사고와 관련해 “사단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련 내용이 사실상 사퇴 표명이라는 취지로 보도되자 해병대는 “책임을 다하겠다는 것이지 사퇴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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