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교육규제법 효과 있나’…교사들 의견 엇갈려

‘선행교육규제법 효과 있나’…교사들 의견 엇갈려

입력 2014-04-09 00:00
수정 2014-04-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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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설문에 교사 87% “준비 부족”…전교조 “편법 난무할 것”

일선 교사들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규제에 관한 특별법’(이른바 선행교육규제법)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를 놓고 엇갈린 의견을 냈다.

일선 학교가 법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가짜 진도표를 공시하는 등 각종 편법을 쓸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8∼9일 초·중·고등학교 교원 20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선행교육규제법이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겠느냐는 문항에 51.24%가 ‘그렇다’, 48.2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사들의 생각이 거의 반반으로 엇갈린 것이다.

학교 현장에서 선행교육규제법을 얼마나 이해하고 준비했는지에는 ‘매우 부족하다’ 26.87%, ‘부족하다’ 60.7%로 부정적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교사들은 고등학교(61.19%)가 선행교육규제법으로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학교라는 답변은 19.4%, 초등학교는 18.41%가 나왔다.

선행교육규제법 시행으로 수능 직전까지 진도를 나가야 해 고3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에는 36.32%가 ‘학기 단위의 교과목 편성을 학년 단위로 바꾸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고3은 선행교육규제법 적용 대상에서 빼야 한다’(29.85%), ‘학기당 이수 과목 수를 현행 8개 이내에서 10개 이내로 확대해야 한다’(18.91%), ‘학기 중 시수 변경을 해야 한다’(5.97%)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선행교육규제법에서 고3은 교육과정을 학년 단위로 편성할 수 있고 학기당 편성과목 수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 수능 전 수험 과목 수업을 끝마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행교육의 판단 기준을 4월 공시하는 학교 교육과정으로 하되 같은 학기 안에서는 학년별 목표에 대한 지도 내용과 순서, 비중, 방법 등을 조정해 운영하게 했다.

그러나 교사들 56.15%는 이런 방식으로 선행교육을 잡아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선행교육규제법이 현장에 자리 잡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가장 많은 30.35%가 ‘입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29.85%, ‘학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28.36%, ‘교육과정 난도를 낮춰야 한다’가 9.45%로 뒤를 이었다.

교총은 “근본적 처방 없이 법규제만으로 선행학습을 제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교육부는 기계적으로 시행령만 마련해 학교 현장에 제시할 게 아니라 시행에 따라 현장이 어떻게 작동할지, 애로는 무엇인지를 살펴 어려움은 지원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후속업무를 치밀히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선행교육규제법이 사교육 수요를 잡기에는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한층 더 강하게 비판했다.

수능 문제풀이 중심의 고3 수업 파행, 학원 규제와 처벌 부재, 자사고·특목고와 일반고 교육과정 운영 차별, 학교에서 대학 논술 준비 어려움 등 선행교육을 유발하는 핵심 문제들에 대한 대책이 빠졌다는 것이다.

전교조는 “오히려 학교가 법과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그 결과 교육과정 편성 파행, 가짜 진도표 공시, 방과 후 문제풀이 강화 등 온갖 편법들이 난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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