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관리단, 옥천수역에 수차·차단막 설치…유사시 황토 살포
계속되는 폭염으로 충청권 상수원인 대청호에 녹조(綠藻)가 확산되면서 수돗물 수질관리에 비상이 걸렸다.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은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 앞 대청호 수면 2곳에 물 순환장치인 수차 10대를 설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금강 지류인 소옥천이 유입되는 이곳은 대청호 전체 수역 중 해마다 녹조가 가장 심하게 발생하는 곳이다.
금강물환경연구소가 지난 6일 측정한 이곳의 클로로필-a는 39.9㎎/㎥, 남조류 세포수는 2만3천214개/㎖로 이미 ‘조류 경보’ 수준을 넘어섰다.
며칠 전부터는 누런색의 녹조 덩어리가 수면에 떠다니면서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대청댐관리단은 이 수차가 용존산소량을 늘려 수면 가장자리를 뒤덮은 조류를 억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옥천군 군북면 이평리와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 호수에는 조류가 대전·청주취수탑에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수중 차단막이 설치됐다.
길이 140∼520m의 이 차단막은 수심 7m 깊이까지 늘어져 있어 수심 5m 이내에서 움직이는 조류가 호수 전역에 퍼지는 것을 막는다.
대청댐관리단의 임형근 과장은 “수차나 차단막이 조류확산을 억제하는 데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며 “그러나 조류상태가 심각해질 경우 황토 살포 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도 수돗물 수질관리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도는 금강유역환경청·수자원공사와 함께 황토 5t과 살포선박 1척을 준비, 조류확산에 대비하고 있다.
또 호수와 인접한 옥천, 보은, 청원군에 상수원 주변 쓰레기 수거, 폐수 처리 강화, 축사 등 오염원 점검을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청주정수장과 수자원공사에 대해서는 심층수를 취수하고, 염소 소독을 강화해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예방해 달라고 당부했다.
충북도 수질관리과의 정인성 과장은 “청주정수장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독소물질과 냄새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며 “향후 원수와 정수에 대한 검사를 강화해 안전한 수돗물 공급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대청호 추동수역에는 올 들어 첫 조류 주의보가 내려졌으나 3주 만에 해제됐다.
조류 주의보는 클로로필-a 15㎎/㎥, 남조류 500개/㎖ 이상인 상태가 2주 동안 지속될 때 내려지고, 조류 경보는 클로로필-a 25㎎/㎥, 남조류 5천개/㎖ 이상인 상태가 2주간 이어져야 발령된다.
지난 6일 회남수역의 클로로필-a는 31.4㎎/㎥, 남조류는 2만5천60개/㎖로 나타나 이번 주 ‘주의보’나 ‘경보’ 발령이 예상된다.
같은 날 문의수역의 클로로필-a는 8.4㎎/㎥, 남조류는 1022개/㎖였고, 추동수역의 클로로필-a는 8.1㎎/㎥, 남조류는 536개/㎖로 나타났다.
대전과 청주취수탑이 있는 추동과 문의수역의 수심 10∼60m 물속에는 맑은 공기를 내뿜는 폭기시설 75개가 설치돼 있다.
대청댐관리단은 조류주의보나 경보가 내려질 경우 이들 시설을 가동해 취수탑 주변의 수질오염을 막을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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