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연구진 ‘엠보저널’ 게재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 원인 1위인 암. 암은 외과수술, 방사선 조사(照射), 항암제 투여로 치료한다. 이 가운데 항암제는 세포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주입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항암제는 치료 효과는 좋지만 암세포처럼 자라는 속도가 빠른 골수나 머리카락, 점막 등 정상세포까지 죽여 탈모, 구내염, 골수손상, 면역억제 등 부작용을 유발한다. 이 때문에 항암제의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억제제 개발이 절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항암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 단서를 찾아냈다.
경북대 의대 배재성 교수와 수의과대 진희경 교수팀은 조혈줄기세포를 이용해 골수 손상을 억제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뉴로펩타이드Y’(NPY)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엠보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NPY가 없는 생쥐의 골수는 정상 생쥐의 골수보다 조혈줄기세포 수가 적다는 점에 주목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혈줄기세포의 감소는 세포의 생존과 유지에 필수적인 골수 내 신경세포와 내피세포가 사멸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NPY가 발현되지 않은 생쥐의 골수 손상은 항암제 투여로 인해 골수가 파괴된 암환자와 비슷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또 NPY 결핍 생쥐와 항암제를 투여해 골수가 손상된 실험쥐에게 NPY를 주입하면 감소됐던 신경세포와 내피세포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조혈줄기세포 수가 늘어나 골수 손상이 완화되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NPY가 생체면역기능을 유지하는 대식세포에 존재하는 물질과 반응해 신경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필요한 TGF-β라는 단백질 분비를 늘림으로써 골수 손상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골수 조혈줄기세포의 손상을 막아야 항암제로 인한 골수 파괴를 완화시킬 수 있다는 치료기전을 밝혀냈다”면서 “NPY를 이용할 경우 골수손상을 예방하면서 항암제 효과는 높일 수 있는 약물의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2015-05-0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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