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조금씩 움직인다”…국내 첫 팔 이식 수술 무사히 마쳐

“손가락 조금씩 움직인다”…국내 첫 팔 이식 수술 무사히 마쳐

입력 2017-02-03 13:34
수정 2017-02-0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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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W 병원 의료진 25명 10시간 동안 수술…성공 여부 일주일 뒤 판정

“팔을 이식받은 환자 혈액순환이 잘된다. 조직이 살았다. 엄지, 둘째, 셋째 손가락도 조금씩 움직인다.”

3일 영남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결과 보고회’에서 집도의 우상현 W 병원장은 이같이 말했다.

우 원장과 의료진 25명은 지난 2일 오후 4시부터 10시간 동안 40대 뇌사자 팔을 30대 남성에게 이식했다. 우리나라 첫 팔 이식 수술이다.

이식 부위는 왼손부터 손목 아래 팔 5㎝까지다.

우 원장은 “수혜자인 30대 남성은 오랜 수술로 몸이 부었으나 혈압, 맥박 등 모두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일반 손목 접합 수술이 4∼5시간가량인 것과 비교해 2배가량 걸렸다.

그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건 신경이 아니라 근육”이라며 “사고로 절단된 수혜 환자 팔에 흉터가 심해 힘줄을 제대로 연결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아직 국내법에는 팔 이식 수술을 허가하지 않아 의료진은 별도로 신의료기술 평가 승인 절차를 거쳐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우 원장은 “국내 첫 팔 이식을 준비하는 시간만 약 17년이 걸렸다”며 “팔도 장기처럼 이식할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원장이 운영하는 W 병원에 팔 이식 수술 대기자는 200명이다.

팔 이식 수술은 콩팥처럼 혈액형만 맞으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 장기처럼 단일조직이 아닌 피부, 피하지방, 근육, 뼈, 연골, 골수, 신경 등을 옮겨야 하는 복합조직이라 오랜 연구 끝에 일반적으로 2000년대 들어서야 수술이 가능해졌다.

세계 첫 팔 이식 수술은 1999년 미국에서 성공했다. 세계에서 팔 이식 수술은 약 70건이고 성공률은 90%에 이른다.

의료진은 앞으로 일주일 정도 면역거부 반응을 지켜본 뒤 수술 성공 여부를 판단한다.

성공이면 수혜 환자는 컵에 물을 따르거나, 가벼운 짐을 드는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거부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기증자 피부 일부를 수혜자 허벅지에 이식해두기도 했다.

이번 수술이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면 환자는 평생 한 달에 약제비 약 100만 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의료진은 예상했다.

건강심사평가원이 보험처리를 승인하면 월 약제비는 약 20만 원으로 줄어든다.

한편 40대 뇌사자는 간, 신장, 폐, 피부, 관절, 골수 등을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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