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근로감독 결과 144억원 체불임금 적발
144억원 중 53억원은 감독 기간 중 청산
상습 법 위반, 청산 의지 없는 13곳 사법처리


서울신문DB
“12개월 중 임금을 제때 받은 게 4번뿐인데 회사 대표는 비행기 비즈니스석 타고 해외 출장만 다니고 있습니다. 도와주세요.”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재직근로자 임금체불 익명제보센터’에 접수된 한 근로자의 제보다. 고용부가 해당 기업을 확인해보니 지난해 7월부터 직원 73명이 임금 16억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이사는 체불임금을 청산하기는커녕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여왔다.
고용부는 익명제보센터에 접수된 제보를 바탕으로 120개사를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한 결과 89개사에서 총 144억원(5692명)의 체불임금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근로감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이뤄졌다.
체불임금 144억원 중 53억원(75개사·2901명)은 감독 기간 중 청산됐다. 고의·상습적으로 법을 위반하거나 청산 의지가 없는 13개사는 사법처리했다.
고의·상습 체불 사례를 보면 A사는 10년간 매출 560억원을 달성하고 9층 규모의 호화 사옥을 지으면서도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직원 38명에게 임금 및 퇴직금 16억원을 주지 않았다. B사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 130명의 임금 및 퇴직금 12억원을 체불했다. B사는 최근 3년간 퇴직금을 의도적으로 늦게 지급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40건 넘게 들어오기도 했다. 고용부는 두 기업 모두 사법처리했다.
임금체불 외에도 실제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공짜 노동’ 사례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16개사), 기간제․파견 근로자에 대한 차별(2개사), 서면 근로계약 위반(54개사) 등 총 391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임금체불이 여전히 많은 상황을 고려해 익명제보센터를 오는 10일부터 3주간 추가 운영하기로 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올해 임금체불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근로감독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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