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직업변경 고지 안 해도 보험계약 해제 안 돼”

대법 “직업변경 고지 안 해도 보험계약 해제 안 돼”

입력 2014-08-07 00:00
수정 2014-08-07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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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모(60·여)씨는 2006년 대학생 아들 전모씨를 피보험자로 하는 종합보험에 가입했다.

아들 전씨는 대학을 졸업한 뒤 방송장비대여업에 뛰어들었다. 전씨는 2012년 5월 방송장비 등을 실은 봉고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김씨는 보험사인 현대해상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현대해상은 김씨가 보험 약관상 고지의무를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한 뒤 일부 보험금만 지급했다.

현대해상은 김씨와 전씨가 보험계약 약관 25조와 26조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약관 25조는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계약을 맺은 후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할 경우 이를 지체없이 서면으로 회사에 알리고 보험증권에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26조에서는 이 같은 알릴 의무를 위반한 경우 손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김씨는 “보험계약 체결 당시 약관 25조와 26조에 대해 설명을 들은 사실이 없다”며 보험사를 상대로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보험증권에 조그만 글씨로 계약 후 알릴 의무에 관한 내용이 명기돼 있다는 것 만으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면서 보험사가 부당삭감한 보험금 2천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그러나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한 것이 적법한 이상 보험사 조치의 부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며 보험사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의 판단은 또 달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씨가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나 전씨가 약관조항에 대해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방송장비대여업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예상하기 어려운 직업이 아닌 점, 직업 변경으로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증가되는 것을 김씨 등이 알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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