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병 수발받고 ‘적반하장’ 이혼訴

간이식·병 수발받고 ‘적반하장’ 이혼訴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5-10-19 22:48
수정 2015-10-20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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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책배우자 외도 남편 소송 패소

딸이 자신의 간을 떼어주고 아내가 병구완까지 했는데도 외도를 지속한 남성이 자신이 낸 이혼 청구소송에서 패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A씨가 아내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30여년 전 결혼한 두 사람은 성격 차이 등으로 부부싸움이 잦았다. 그러다 A씨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여성 C씨와 3년 전부터 가까워졌다. 아내는 남편에게 부정 행위를 추궁했고, C씨를 찾아가 남편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이 일을 탓하며 아내에게 폭언을 일삼았고 결국 B씨는 딸과 함께 집에서 나와 따로 살게 됐다. 그러다 1년여 뒤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자 집으로 돌아갔다. A씨의 간이식 수술이 시급한 상황에서 딸은 아버지에게 이식할 간을 제공했고, 아내는 병원에서 남편의 병수발을 들었다. 이런 가족의 헌신에도 A씨의 태도는 나아지지 않았다. 수술 뒤에도 C씨와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다. 결국 B씨는 다시 집을 나갔다.

A씨는 이혼 소송을 내면서 “재산 대부분이 자신의 명의로 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3년 전 가출해 경제적인 도움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가 남편을 간병하고 딸도 자신의 희생으로 가족이 다시 행복해질 수 있다는 희망에 간을 이식해준 만큼 가족공동체가 파탄 났다고 속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다른 여성과 부적절한 만남을 지속한 원고에게 주된 책임이 있고, 유책 배우자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항소심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A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5-10-2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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