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형 “朴 삼성합병 찬성, 법 넘어서는 개입”

주진형 “朴 삼성합병 찬성, 법 넘어서는 개입”

서유미 기자
서유미 기자
입력 2017-05-29 22:20
수정 2017-05-30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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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前대통령 뇌물 혐의 재판

“올바른 정책? 정신 나간 주장
국제 소송 빌미·시장 불신 초래”


법정에 나온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한 것은 올바른 정책 판단이었다’고 한 박근혜(65·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특검 수사 당시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거칠게 비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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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592억원대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대기업에 592억원대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3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주 전 사장은 한화투자증권 재직 당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가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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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592억원대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3차 공판에 출석했고 주진형(사진)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대기업에 592억원대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3차 공판에 출석했고 주진형(사진)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주 전 사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뇌물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법의 범위를 벗어나는 개입을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어 주 전 사장이 특검 조사 때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가리켜 “한마디로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헤지펀드 공격으로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 공격을 받아 합병이 무산된다면 국가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면서 “저도 국민연금이 바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국민연금도 그렇게 챙기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주 전 사장은 ‘대통령 발언은 국제 자본의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만 초래하고 향후 국제 소송의 빌미도 제공할 수 있다’고 특검 조사에서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공판에서도 “그렇게 진술한 게 맞다”며 “국제투자자소송(ISD)을 말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법을 벗어나는 개입으로 이해했고 굉장히 문제가 많다고 봤다”고 부연했다.

이어 합병 당시 삼성 측 관계자들로부터 한화투자증권이 갖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0.02%에 대한 의결권을 넘겨 달라는 청탁을 받았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부터 합병과 관련해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지 말아 달라는 부탁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주 전 사장이 오직 박창균 교수(국민연금공단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 말만 듣고 청와대가 국민연금공단의 의결권 행사에 관여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이재용(49·구속 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기록 검토를 추후로 미뤄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특검·검찰이 주장하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작업의 내용이 무엇인지, 또 실제 삼성에서 재단이나 승마 지원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둘 사이의 대가 관계 합의 여부나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남색 정장 차림에 교도소에서 구입한 핀으로 스스로 올림머리를 하고 법정에 나왔다. 그는 가끔 목 스트레칭을 하고 종이컵에 물을 따라 마셨다. 증인신문이 시작되자 책상 위에 시선을 고정하고 열심히 메모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3일 첫 재판 이후 두 번째로 최씨와 나란히 같은 피고인석에 섰지만 얼굴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2017-05-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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