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맞춤하는데 저항하니…” 동창 ‘엽기’ 살해 미륵산 유기 70대

“입맞춤하는데 저항하니…” 동창 ‘엽기’ 살해 미륵산 유기 70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5-27 23:49
수정 2021-05-28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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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군산지원, ‘익산 미륵산 시신 유기 사건’ 첫 공판

성추행 당한 피해자 저항하자 마구 때려 기
저항 중 자신 신체 일부 절단되자 피해자 살해
익산 미륵산에 시신 유기…등산객 발견 신고
70대 “자고 일어나니 죽어 있었다” 진술
70대측 “인적 드문 곳에 보관 뒤 알리려 했다”
“당일 악성 정동장애 심해져” 심신미약 주장
중학교 동창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전북 익산 미륵산에 시신을 유기했던 70대 피고인이 여성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 강제로 입맞춤을 하는 등 성범죄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고 일어나니 죽어 있었다”며 인적이 드문 곳에 시신을 보관한 뒤에 유족에 알리려고 했다는 등 고의적으로 시신을 유기할 의사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심한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檢 “입맞춤 저항에 머리·팔다리 마구 폭행”
피고 “폭행 인정, 사망과는 관계 없다”
27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김현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72)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그의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에 관해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강제로 입맞춤을 당한 피해자가 저항하자 머리와 팔, 다리 등을 마구 때려 쇼크 상태에 빠지게 했다”면서 “피해자의 저항으로 신체 일부가 절단된 피고인은 폭행을 이어가 결국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시신을 방치하다가 화장실로 옮기고 추후 승용차를 이용해 미륵산으로 이동했다”면서 “산에 도착해 시신을 낙엽으로 덮어 유기했다”고 덧붙였다.

강간 등 살인 혐의는 강간, 유사 강간, 강제추행 등을 범한 자가 다른 사람을 살해한 때에 적용된다.

이에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폭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사망 원인을 지병 혹은 기도로 인한 과로로 추정하고 있다”고 변론했다.

A씨는 지난달 4∼5일 전북 익산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B(73·여)씨를 성추행한 뒤 무차별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미륵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신을 발견한 등산객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시신을 옮기는 아파트 폐쇄회로(CC)TV 장면 등을 확보해 그를 긴급체포했다.
출입 통제된 익산 미륵산
출입 통제된 익산 미륵산 여성을 살해하고 전북 익산시 낭산면 미륵산 송전탑 헬기 착륙장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70대 A씨가 7일 0시 42분쯤 경찰에 체포됐다. A씨가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 경찰 출입 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2021.4.7 독자 제공. 연합뉴스
피고 “보관 뒤 유족에 연락하려 했는데
이게 시신유기 해당하지는 인지 못해”
앞서 A씨는 수사기관에서 “자고 일어나보니 피해자가 죽어 있었다”고 진술했었다.

변호인은 이어 “피고인은 시신을 인적이 드문 곳에 보관하고 유족에게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당시 이 행위가 시신유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악성 정동장애를 앓고 있고 사건 발생 당일에도 증상이 심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 정신감정을 요청했다.

정동장애는 뚜렷한 신체적 장애나 다른 정신의학적 장애가 없음에도 갑자기 기분이 너무 우울해지거나 좋아지는 것과 같은 정서적 혼란을 겪는 정신장애를 일컫는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등을 위해 재판을 속행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달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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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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