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어도 물방울 안 생기는 ‘초친수성’ 원리 밝혀

젖어도 물방울 안 생기는 ‘초친수성’ 원리 밝혀

입력 2014-04-20 00:00
수정 2014-04-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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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제원호 교수팀

표면이 젖어도 물방울을 만들지 않고 엷은 막을 만들어 내는 성질을 ‘초친수성’(超親水性)이라고 한다. 초친수성을 가진 물질은 눈·비에도 시야를 가리지 않아야 하는 항공기나 자동차의 유리 등에 널리 쓰인다.

이산화타이타늄(TiO₂)은 빛을 받으면 초친수성을 띠는 매우 특이한 물질이다. 이 성질은 정화 코팅제, 방담(흐림 방지) 필름 등에 산업분야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그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되지 않아 응용이 쉽지 않았다.

20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제원호 교수 연구팀은 이산화타이타늄이 빛을 흡수할 때 초친수성이 나타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산화타이타늄은 빛을 받아 화학반응을 돕는 대표적인 금속 산화물 광촉매로서 유해물질을 분해하거나 항균, 탈취, 김 서림 방지 등에 이용된다. 이번 연구결과로 더욱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광촉매 코팅제나 필름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만든 ‘원자힘현미경’을 이용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을 흡수할 때 이산화타이타늄 표면에 나타나는 흡착물층을 발견하고, 이 흡착물층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했다.

그 결과 이산화타이타늄의 초친수성은 빛을 받을 때 생성되는 흡착물층과 물 분자와의 강한 인력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흡착물층의 생성 원리도 알아냈다. 이산화타이타늄 표면의 산소결함(물질 구조 내 산소의 빈 자리)에 포획된 전자들이 공기 중 물 분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얇은 막처럼 물이 흡착되는 것이다. 이 물층은 빛의 세기에 따라 약 20나노미터(㎚) 이상 두껍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이산화타이타늄과 유사한 산소결함을 갖는 금속산화물들의 광친수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친환경 광촉매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도핑 등 특수처리를 하지 않고 이산화타이타늄의 고유한 성질을 이용한 태양광 스마트 코팅이나 방담필름을 개발하는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 4월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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