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초속 2272㎞로 뛰는 루돌프...산타가 눈에 안 보이는 이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초속 2272㎞로 뛰는 루돌프...산타가 눈에 안 보이는 이유

유용하 기자
유용하 기자
입력 2019-12-18 17:38
수정 2019-12-1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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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성탄 선물 주는 속도는

어린이 20억명 선물 나눠주는 경우
초음속 달려야… 폭발음 발생 우려
업무 분담·양자역학 ‘분신술’도 가능
산타 실체, 10살쯤 스스로 알면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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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산타클로스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은 점점 커진다. 산타클로스가 우리 마을에 올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항공공학자, 물리학자, 경영학자 등이 다양한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의 실체를 언제 알려주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픽사베이 제공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산타클로스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은 점점 커진다. 산타클로스가 우리 마을에 올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항공공학자, 물리학자, 경영학자 등이 다양한 설명을 내놓고 있다. 심리학자들은 아이들에게 산타클로스의 실체를 언제 알려주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픽사베이 제공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피할 수 없는 그날,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평소 갖고 싶었던 선물을 산타할아버지에게서 받을 기회이기에 아이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큽니다. 아이들은 궁금한 것도 많습니다. 산타에 대한 질문공세로 부모들이 곤란해 할 때도 많습니다. 저 역시 ‘산타클로스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얼마나 빨리 움직여야 할까’라는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궁금한 건 과학자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

가장 먼저 궁금증 해결에 나선 것은 항공공학자들입니다. 이들은 산타가 24일 밤 10시부터 25일 새벽 6시까지 종교와 상관없이 전 세계 약 20억명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준다고 가정하고 이동속도를 계산했습니다. 세계 평균 출산율을 기준으로 한 가정에 평균 2.67명의 아이가 있으며 이들은 극지방과 사막 등을 제외한 5억 1800㎢에 널리 분포돼 있고 각 가구는 평균 2.67㎞ 떨어져 있다고도 가정했습니다. 그 결과 산타가 방문해야 할 가정은 약 7500만 가구이며 초속 2272㎞의 속도로 썰매를 끌어야 한답니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서 올 초 펴낸 ‘2019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77억 1500만명이며 그중 14세 이하 어린이는 20억 590만명이니 2000년 중반의 계산 결과를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겁니다.

엄청나게 빨라 보이지만 이 속도는 비행속도만 계산한 것입니다. 산타가 썰매에서 내려 창문이나 굴뚝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 선물을 놓고 나오는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이동속도는 더 빠를 것입니다. 결국 한 집을 방문하는 시간은 100만분의1초 수준인 마이크로초(㎲)에 불과할 것입니다. 눈 깜박하는 시간은 평균 100~150밀리초(㎳)라는데 이보다 더 빠른 시간이니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를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산타할아버지와 썰매를 끄는 루돌프
산타할아버지와 썰매를 끄는 루돌프 핀란드 라플란드 산타마을에서는 1년 내내 산타와 순록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24일 밤부터 25일 새벽까지 산타할아버지는 도대체 얼마나 빨리 썰매를 끌고 이동하는 것일까. 항공공학자, 물리학자, 경영학자, 심리학자들이 그 답을 내놨다.
핀란드 산타마을 제공
이 계산에는 문제가 하나 더 있습니다. 물체가 음속보다 빨리 이동할 때는 ‘소닉붐’이라는 엄청난 폭발음이 발생합니다. 선물을 기다리다 전 세계인이 난청에 시달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물리학자와 경영학자들이 내놨습니다. 산타클로스를 돕는 요정들이 있거나 지역별로 산타가 있어서 배달지역을 분담하면 각각의 썰매는 소닉붐을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선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다른 물리학자들은 산타할아버지 1명이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동시에 여러 곳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영국 엑스터대 실험심리학자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에 대한 설문조사와 심리분석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산타할아버지의 실체에 대해 알기에 가장 적절한 나이는 10살 전후이며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느닷없이 사실을 폭로하게 되면 아이들은 어른에 대한 신뢰감을 잃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깃드는 성탄절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2019년 한 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이르긴 하지만 내년에는 독자 여러분 모두 아이들처럼 호기심 가득하고 항상 행복한 모습이길 기원합니다.

edmondy@seoul.co.kr
2019-12-1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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