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의 조상 회색늑대에게서 물려받은 기능... 사냥을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목적
개코 냄새 뿐만 아니라 미세한 열변화까지 감지한다고?
유럽 연구진이 개코는 냄새 뿐만 아니라 미세한 열변화까지 감지해 물체를 구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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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룬드대 생물학과, 헝가리 MAT-ELTE 동물행동비교연구그룹, 에오트보스 로란드대 동물행동학과, 독일 브레멘대 생태·진화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개코가 사람 코보다 1억 배 정도 예민할 뿐만 아니라 미세한 체열까지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지난달 29일자에 실렸다.
복사열을 감지할 수 있는 동물은 침염수비단벌레(Black fire beetle)의 비단벌레류와 방울뱀 같은 일부 뱀, 포유류 중에서는 흡혈박쥐에 불과한데 이들의 열감지능력은 대부분 먹이 사냥에 활용된다. 많은 포유류는 콧부리라고 불리는 코끝 피부는 맨질맨질하고 부드러운데 개의 콧부리에는 많은 신경이 분포돼 있으면서 축축하고 주변온도보다 항상 차갑게 유지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개 콧부리 특징이 냄새 뿐만 아니라 열까지 감지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
개코는 열감지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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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팀은 1.5~10살의 골든 리트리버 5마리, 보더콜리 4마리, 오스트레일리안 셰퍼드 1마리, 차이니스 크레스티드 1마리, 잡종견 2마리를 대상으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기술로 온도에 따라 변하는 뇌의 활동부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온도 변화에 따라 좌측 체성감각피질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흡혈박쥐가 온도변화를 감지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같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나 발린트 룬드대 박사(동물행동학)는 “개의 열감지 능력은 조상격인 회색늑대에게서 물려받았을 것으로 보이며 시각이나 청각, 후각이 손상된 개가 여전히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