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력도, 위기대처 능력도 최강

결정력도, 위기대처 능력도 최강

입력 2010-09-26 00:00
수정 2010-09-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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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7세 이하(U-17) 여자축구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2010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사투 끝에 일본을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포토] ‘태극소녀’ 월드컵 우승…불모지에서 꽃피운 여자축구

FIFA 주관 대회 우승은 한국축구 사상 남녀를 통틀어 처음이다.

게다가 FIFA 대회 결승에서 아시아 국가끼리 맞붙은 것은 2006년 러시아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북한-중국)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축구팬들 사이에 두고두고 이야기될 만큼 명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이날 볼 점유율에서 46%로 일본(54%)에 뒤졌다. 슈팅 수에서도 15-37로 크게 밀렸다.

개인기가 좋은 일본 선수들은 장기인 패스 플레이로 미드필드까지 공을 끌고 와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한국을 공략했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간만 생기면 중거리슛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전에는 일본의 이런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

한국은 전반 6분 이정은(함안대산고)의 중거리슛으로 앞서 나갔지만, 전반 11분과 17분 중거리포 두 방을 잇달아 허용하며 추격하는 처지가 됐다.

물론 두 골 모두 골키퍼 김민아(포항여전자고)가 막아낼 법도 했지만, 방향을 예측하기 쉽지 않았던 공은 그대로 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하지만 태극소녀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기회에서 확실하게 마무리 짓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6-5로 승리한 나이지리아와 8강전에서 이미 무서운 뒷심을 뽐냈다.

결국 전반 추가 시간 김아름(포항여전자고)의 프리킥 득점으로 균형을 되찾아오고 나서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 들어 12분 만에 수비 조직력이 잠시 흐트러지며 가토 지카에게 추가골을 내줘 다시 리드를 빼앗겼지만,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이소담(현대정과고)이 그라운드를 밟은 지 1분 만에 그림같은 중거리슛으로 재차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89개의 슈팅을 날렸다. 59개가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이었고, 이 중 18개가 골문에 꽂혔다. 유효슈팅 3개 중 하나는 득점으로 연결된 셈이다.

무려 152개의 슈팅(유효슈팅 85개)을 날려 20골을 넣은 준우승팀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골 결정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 수 있다.

3위 스페인은 106개의 슈팅(유효슈팅 52개)을 시도해 13득점을 올렸다.

한국이 조별리그 이후 상대였던 나이지리아(44%-56%), 스페인(34%-66%), 일본에 볼 점유율에서는 크게 뒤지고도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원샷원킬’의 결정력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또 태극소녀들이 돋보인 것 중 하나는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위기 대처 능력이다.

실점하면 곧바로 추가점을 뽑아내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막아내며 준비한 대로 끝까지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 터지는 한방을 갖추고 있었기에 역전은 물론 재역전 드라마도 가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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