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릭스 맨 박찬호 기자회견
일본행의 이유는 가족과 선발 보직이었다. 17년간 정든 메이저리그 무대를 떠나는 박찬호가 21일 서울 역삼동 PARK61에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메이저리그를 떠나는 아쉬움과 새로운 무대에 대한 설렘도 피력했다. 마지막 도전은 한국이 될 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日도 정복”
박찬호가 21일 서울 역삼동 PARK61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택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호가 21일 서울 역삼동 PARK61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를 택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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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는 기자회견에서 “124승 목표를 가지고 재기를 이뤘다. 그 결실로 124승을 하고 나니까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치열한 경쟁 속에 생활하는 것 때문에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은퇴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시점에 아내 권유로 일본행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박찬호는 “한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아내가 이왕이면 일본에서도 한번 해 보고 한국에 돌아가서 끝내는 게 어떻겠느냐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리그에서 뛴 적이 없는 박찬호로선 일본에서 뛰는 것도 많은 경험이 될 걸로 판단했다. 그는 “마침 그즈음 아는 분 소개로 오릭스와 만남이 이뤄졌다.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고 실망했을지 모르지만 더 큰 의미를 가지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발 보직에 대한 미련도 일본행의 한 이유였다. 박찬호는 “항상 선발 투수 역할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었다. 오릭스가 선발 투수 보직을 보장해줬다.”고 말했다. 불안 요소는 있다. 박찬호는 지난 2006년 샌디에이고 시절을 끝으로 풀타임 선발로 뛴 적이 없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3년 동안 이닝 수가 많지 않았으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내게 큰 도전이 될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년 계약 연봉 최대 220만 달러
메이저리그를 떠나게 된 아쉬움도 표현했다. 그는 “오릭스와 사인하는 순간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이 너무 많은데,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가 가장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승엽과 함께하게 돼 흥미롭고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내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은 반드시 한국에서 할 것이다. 저는 한국에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박찬호의 일본행은 중간 기착지 성격이 짙다.
박찬호의 계약 조건도 공개됐다. 1년 단기 계약에 연봉 120만 달러(약 13억 8000만원), 인센티브 100만 달러였다. 또 오릭스는 박찬호가 뛰는 매 이닝당 10만원씩을 한국의 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한국인 코치 연수와 한국 유소년 야구 발전 기금도 오릭스가 부담한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2010-12-22 2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