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팀이 승률 5할… ‘똥줄’ 야구

5팀이 승률 5할… ‘똥줄’ 야구

입력 2012-06-05 00:00
수정 2012-06-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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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프로야구 순위는 자고 일어나면 바뀐다. 4일 현재 1위 SK(24승1무19패)와 7위 KIA(20승2무22패)의 승차는 겨우 3.5경기. 딱 일주일 전 같은 팀의 승차가 2.5경기였는데 1이 늘었을 뿐이다. 팀당 44~4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LG(23승1무22패)까지 상위 다섯 팀이 5할 승률을 넘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얘기.

왜 이렇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팀끼리 전력차가 준 데 있다. 지난해 챔피언 삼성은 개막 전 ‘극강(强)’으로 꼽혔지만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와 최형우의 부상 등이 겹치며 고전하고 있다. 반면 매년 하위권을 맴돌던 넥센은 불붙은 타선과 악착같은 근성으로 돌풍의 핵이 됐다.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LG도 거듭 신바람을 내고 있다.

기록도 이를 뒷받침한다. 팀 타율 1위 롯데(.275)나 꼴찌 SK(.251)나 엇비슷하다. 팀 평균자책점도 선두 삼성(3.79)과 8위 한화(4.97)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160경기를 마쳤을 때와 비교하면 더 극명하다. 작년 이맘 때 팀 타율 1위 LG와 8위 한화의 간격은 4푼6리, 팀 평균자책점 1위 SK와 8위 한화의 차이는 2.18이었다.

실력이 고만고만하니 흐름과 분위기에 승부가 좌우되기 십상이다. 3연전을 내리 이기는 ‘스윕(sweep) 시리즈’도 부쩍 늘었다. 지난달 18~20일에는 4개 구장 모두 3연전 스윕이 나오기도 했다. 산술적으로는 0.024%밖에 안 되는 일인데 프로야구 출범 후 두 번째로 나왔다. 선발 로테이션상 강한 투수가 분명 한두 번 출전할 뿐아니라 팀 간 전력차가 크지도 않은데 ‘싹쓸이’가 늘었다는 건 의미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도 팀끼리의 천적 관계가 뚜렷한 것도 아니어서 더 복잡해진다.

꼴찌 한화의 고춧가루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SK와 6차례 만나 모두 졌을 뿐 두산에 3승2패, 넥센에는 4승2패로 오히려 우위였고 롯데와도 2승3패, KIA와는 3승1무5패로 전체적으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 1위였던 넥센에 3연승을 거두며 상위권을 혼전으로 만든 주인공도 한화였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가장 빡빡했던 시즌은 2001년으로 꼽힌다.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이 6할 승률(.609, 81승52패)을 넘어섰고 최하위 롯데(59승70패4무)는 승률 .457로 시즌을 마쳤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4위와의 승차도 단 두 경기. 올해도 2001년 못지 않은 ‘살얼음판 시즌’이 되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2-06-05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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