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5일부터 톱타자 변신..타율 0.235→0.299 수직상승
‘홈런 때리는 톱타자’ 추신수(30·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화끈한 공격력을 회복하고 전반기를 마쳤다.추신수
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10호 홈런(솔로포)을 포함해 5타수2안타를 때려 타율을 0.299까지 끌어올리고 후반기 3할 고지 정복을 기약했다.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던 2010년 홈런 22방을 터뜨린 이래 2년 만에 두자릿수 홈런을 때리는 등 작년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고 ‘인디언 부대’ 중심 타자로 돌아왔다.
지난해 손가락 수술, 옆구리 통증, 음주 파문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최악의 성적을 남긴 추신수는 5월 중순 이후 폭풍타를 몰아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톱타자 변신..추신수도 살고 팀도 살고 = 매니 악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올해 추신수를 붙박이 3번 타자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추신수의 방망이는 시즌 초반 신통치 않았고 왼쪽 다리 근육통까지 겹치면서 부진의 터널이 길어지는 듯했다.
마땅한 톱타자를 찾지 못해 고심했던 악타 감독은 3·6번에서 방황하던 추신수를 5월15일 미네소타와의 경기부터 전격적으로 톱타자로 기용했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2008년 이후 추신수는 주로 3, 4, 5번 등 중심 타자로 뛰었고 1번 타순에는 고작 두 경기에만 출전했었다.
팀으로서도, 추신수로서도 모험이었으나 작전은 기가 막히게 통했다.
톱타자로 나서자마자 결승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탠 추신수는 전반기 마지막 날까지 1번 타자로 50경기에 출전, 타율 0.330(209타수69안타)을 때리고 홈런 9방을 쏘아 올리며 펄펄 날았다.
1번 타자로 기용되기 전까지 0.235에 불과했던 타율은 0.299까지 치솟았다.
올해에만 27차례나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2개 이상)를 작성한 추신수는 톱타자로 변신한 이후 22번이나 멀티 안타를 쏟아냈다.
특히 6월에만 11경기에서 2안타 이상을 몰아쳤고 월간 타율 0.333을 기록하고 명예회복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1번 타자로 출전해 1회 선두 타자 홈런을 4방이나 터뜨리면서 득점의 물꼬를 텄다.
또 1번 타자로 뽑아낸 69개의 안타 중 2루타가 19개, 3루타가 1개, 홈런이 9개일 정도로 장타력을 뽐냈다.
톱타자로서 추신수의 장타율은 0.560에 달해 리그 최고 수준이다.
홈런을 때리는 1번 타자 추신수 덕분에 클리블랜드는 공격도 살고, 마운드도 안정을 찾아 공수에서 큰 도움을 얻었다.
클리블랜드는 매섭게 치고 올라온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아메리칸리그 지구 선두 자리를 내줬으나 2위를 지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꿈을 이어갔다.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을 높여라 = 공격의 첨병인 톱타자로서 3할에 근접하는 타율과 4할에 가까운 출루율, 5할이 넘는 장타율로 만점 활약을 펼치는 추신수가 후반기 극복해야 할 과제가 바로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60~270대를 때려왔던 추신수는 올해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추신수는 이번 시즌 오른손 투수와 대결해 타율 0.343으로 고감도 타격감을 자랑했지만 왼손 투수에게는 타율 0.204로 철저히 밀렸다.
좌완 투수에 약하다 보니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는 일도 생겼다.
밀고 당기는 방망이 재주가 뛰어난 추신수가 왼손 투수 상대 타율만 예년 수준을 회복한다면 시즌 타율 3할은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타격도 중요하나 1번 타자라는 특성에 걸맞게 자주 출루하는 것도 타격감각을 끌어올리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추신수는 올해 79경기에서 78개의 삼진을 당했다. 얻어낸 볼넷(36개)의 두 배를 넘는다.
선구안이 좋았던 2010년 추신수는 볼넷은 83개를 얻고 삼진은 118개만 당했다.
나쁜 볼을 골라내는 능력을 회복한다면 추신수는 출루율을 높이고 팀 승리에 이바지할 기회도 많이 잡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