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시비옹테크 제압하고 4년 만에 세 번째 메이저 4강…
옐리나 스비톨리나가 지난 11일 윔블던 태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이가 시비옹태크를 제압하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네트에 입을 맞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 침공에 따른 전란을 17개월째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옐리나 스비톨리나(28)는 윔블던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세계 1위이자 우승 후보 1순위의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2-1(7-5 6-7<5-7> 6-2)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고는 이렇게 힘줘 말했다.
이날 8강전은 두 달 전 프랑스오픈 우승을 포함, 최근 4년 동안 4차례(프랑스오픈 3회·US오픈 1회)나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등 현역 선수 가운데 ‘군계일학’으로 꼽힌 시비옹테크의 우세가 점쳐졌다.
하지만 스비톨리나는 단단하고 거침없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2시간 51분 만에 ‘대어’를 낚았다. 자신의 통산 세 번째 메이저 4강 무대를 밟은 스비톨리나는 마르케타 본드로쇼바(체코)를 상대로 생애 첫 메이저 결승문을 두드린다.
옐리나 스비톨리나가 지난 11일 윔블던 태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이가 시비옹태크를 제압하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는 관중에 두 팔을 펼쳐보이며 화답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와일드카드로 일군 성적이라 더 특별하다. 한때 세계 3위까지 올랐던 스비톨리나는 출산 공백에 따른 랭킹 하락으로 세계 128위 안팎 선수에게만 주는 윔블던 출전 자격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하지만 대회 주최 측인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부여받은 와일드카드로 2019년 US오픈 이후 4년 만에 메이저 여자 단식 4강을 다시 밟았다. 윔블던에서 와일드카드로 여자 단식 4강을 일궈낸 사례는 스비톨리나가 역대 세 번째다.
옐리나 스비톨리나가 지난 11일 윔블던 태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이가 시비옹태크에 강서비스를 넣고 있다. [AFP 연합뉴스]
스비톨리나는 벨라루스 출신인 빅토리야 아자란카와의 16강전을 마친 뒤 통상 네트를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누는 불문율을 깨고 상대를 외면해 주목받았다. 대회 개막 전부터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벨라루스 선수들과는 악수는 물론 눈도 마주치지 않겠다”고 한 자신의 다짐을 지킨 것이다.
옐리나 스비톨리나가 11일 윔블던 태니스대회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이가 시비옹태크를 제압하고 4강 진출을 확정한 뒤 전광판을 배경으로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