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계 연아 보다 지도자의 길이 꿈”

“롤러계 연아 보다 지도자의 길이 꿈”

입력 2010-11-27 00:00
수정 2010-11-27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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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피겨 국가대표 백나영 AG 출전기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우아한 몸짓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경기장을 한 바퀴 돌다 점프를 시도한다. 공중회전 두 바퀴 후 착지하다 몸이 기우뚱했다. ‘이 정도 실수야 뭐….’ 아차 싶었지만 이 정도도 잘했다 싶었다.

이번엔 멋지게 팔을 벌리고 활주했다. ‘피겨퀸’ 김연아 얘기가 아니다. 26일 광저우 벨로드롬. 롤러피겨 백나영(20·경원대)의 롱프로그램 연기 장면이다. 장소도 아이스링크가 아닌 롤러피겨 경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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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영이 26일 광저우 벨로드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아티스틱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백나영이 26일 광저우 벨로드롬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여자 아티스틱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안정된 연기를 펼치고 있다.

광저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화보] 아시안게임 종합2위…자랑스런 그들의 모습

“롤러 피겨? 그것도 점프를 뛰니?” 항상 듣는 얘기지만, 들을 때마다 무지 싫었다. 올해 3월 당당히 선발전을 거쳐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지만 인정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광저우에 도착한 지난 19일, 롤러피겨 선수들은 인라인스피드 선수들을 처음 봤다. 백나영도 그들과 어색하게 인사했다. 처음엔 왠지 주눅부터 들었다. “인라인스피드 선수들은 금메달을 사냥하러 왔지만, 저희들은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온 거나 마찬가지예요.” 씁쓸한 표정이었다.

백나영은 원래 경찰이 되고 싶었다. 한성여고 2학년 때까지 대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 역시 입시 준비로 힘들어하던 시기가 있었다. 딸이 마음고생하는 걸 보다 못한 아버지 백대업(47)씨는 “인라인 롤러피겨라는 종목이 있는데, 한번 해보지 않겠니.”라고 슬쩍 권유했다. 백씨는 서울시 인라인롤러연맹 이사를 맡고 있다. 백나영은 “처음엔 너무 생소해서 단칼에 거절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재차 권유해 결국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엔 김연아처럼 바닥에서 운동화를 신고 점프를 연습하는 지상훈련부터 시작했다. 의외로 신기하고 재밌었다. 하지만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연습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롤러스케이트장이 있긴 했지만, 일반인들과 함께 섞여 하려니 재대로 되지 않았다. 연습을 할수록 ‘내가 이걸 해서 뭐하나.’라는 자괴감에 빠졌다. 비전이 없다는 생각에 그만뒀다 다시 시작하길 수없이 반복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 인라인 종목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1년 반 동안 본격적인 연습이 필요했다. 하지만 국제대회와 같은 마룻바닥이 국내엔 없었다. 훈련은 모두 자비다. 인라인스피드와 달리 실업팀조차 없다. 국내 롤러피겨 선수라고 해봐야 10여명에 불과하다.

롤러피겨 최희재 감독은 “다른 나라 선수들은 10년 이상을 롤러피겨만 한 선수들이다. 이제 2년이 채 안 된 나영이와 비교는 무리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국내의 열악한 환경도 언급했다. “국제대회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환경에서 연습하려고 고등학교 체육관을 전전하며 새벽 4~7시 매일 연습했죠. 아이들 등교 시간 전에 끝내야 하니까요.”

백나영의 꿈은 ‘롤러계의 김연아’가 아니다. 너무 늦게 시작한 데다 국제경험도 처음이다. 해외 전지훈련을 제대로 가본 적도 없다. “앞으로 좀 더 선수생활을 하다가 지도자 길로 들어서야죠. 롤러 선수들을 제 손으로 키워서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본다면 저말 뿌듯할 것 같아요.” 롤러피겨를 제대로 꽃피우겠다는 열정만은 금메달감이었다.

홍국표 서울시의원, 제11회 평화통일 서예대전 시상식 참석

서울시의회 홍국표 의원(국민의힘, 도봉2)이 지난 6일 도봉구청 2층 선인봉홀에서 열린 ‘제11회 평화통일 서예대전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상장을 수여했다. 이번 서예대전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 도봉구 협의회가 주최한 행사로, 평화와 통일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이 참여해 작품 경쟁을 펼쳤다. 현대적인 캘리그래피부터 전통 동양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작품들이 출품되어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홍 의원은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서예대전에 출품된 작품 하나하나를 보면서 붓끝 획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염원이 남북통일의 근간이 되어 널리 펼쳐지길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대전을 통해 어린 학생부터 연로하신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모습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분단의 아픔을 딛고 평화로운 통일 한국을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숭고한 사명으로, 앞으로도 이런 뜻깊은 행사가 지속되어 우리 지역사회에 평화통일 의식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thumbnail - 홍국표 서울시의원, 제11회 평화통일 서예대전 시상식 참석

광저우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10-11-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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