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서 사라지는 ‘글로벌 공한증’

양궁서 사라지는 ‘글로벌 공한증’

입력 2012-07-28 00:00
수정 2012-07-29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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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지도자 부메랑’에 남자단체 4연패 좌절세계 전력 평준화 베이징·런던서 잇따라 표출

한국 남자양궁 단체전의 올림픽 4연패가 좌절된 것은 각국의 전력 평준화 때문에 더는 독보적인 강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된 결과다.

한국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로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체전 4강에서 탈락했다.

세계 정상을 자부하는 한국에는 작지 않은 충격이다.

한국은 남자 단체전에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부터 3개 대회 연속으로 정상을 지켜왔다.

남자 단체전 4연패 불발은 직전 대회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이 개인전 금메달을 놓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한국의 박성현을 꺾은 중국의 장쥐안쥐안은 한국인 지도자가 조련한 선수다.

준결승전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은 미국의 사령탑도 1990년대 한국 대표팀을 이끌다가 호주를 거쳐 미국에 정착한 이기식 감독이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 지도자들이 한국 특유의 훈련법을 그 문화에 맞게 전파해 경쟁국의 전력이 급성장했다.

브래디 엘리슨, 제이크 카민스키, 제이콥 우키 등 미국 선수들은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양궁 발전의 동력을 묻자 “코치 리(이기식 감독)!”라고 합창했다.

우키는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낯선 훈련도 경험하며 합숙생활을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도 키우면서 점점 더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올림픽 양궁에 출전한 40개국 가운데 한국인 지도자가 감독으로 있는 곳은 무려 11개국이다.

특히 남자 단체전 4강에 오른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멕시코와 이탈리아의 사령탑도 한국인이다.

멕시코는 이웅, 이탈리아는 석동은 감독이 오랜 기간 선수들을 조련했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인 지도자들의 열정과 노력이 한국 양궁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이 돼 돌아온다는 ‘부메랑 효과’로 거론되지 않을 수 없다.

오선택 한국 남자 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기량뿐만 아니라 훈련법 등도 한국이 세계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다른 나라가 한국을 모방하면서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브래디 엘리슨(미국)이나 디피카 쿠마리(인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더는 한국 선수와 마주칠 때 두려움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궁은 기술 못지않게 고도의 정신력이 필요한 종목이라서 그간 전 세계에 퍼진 ‘공한증(恐韓症)’이 한국의 승승장구에 적지않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다.

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적 우위도 점점 사라져 가는 한국 양궁이 이번 대회에서 설욕전을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에서 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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