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가다] ⑤ 김기태 KIA 감독의 ‘형님 리더십’

[프로야구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가다] ⑤ 김기태 KIA 감독의 ‘형님 리더십’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15-02-27 00:06
수정 2015-02-27 05: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두려워 마라, 넌 호랑이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 라인업 보면서 모르는 선수 많을 거야.”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넥센과 연습경기를 치른 김기태 프로야구 KIA 감독은 선발 출전 명단을 공개하며 이 같은 농담을 던졌다. 이날 KIA 타선은 최용규-이인행-황대인-이종환-김다원-서용주-황수현-백용환-최병연, 선발투수로는 임준섭이 나섰다. 웬만한 KIA 팬이라도 잘 모르는 생소한 이름이 많았다. 이종환과 김다원 외에는 1군 통산 1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없었다. 이인행과 황수현, 최병연, 신인인 황대인은 아예 1군 경험이 없다. 박병호와 서건창, 밴헤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한 넥센 라인업과는 비교됐다.

이미지 확대
프로야구 기아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이 ‘형님 리더십’으로 팀 면모를 일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넥센과 연습 경기를 갖기 전 타격 훈련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모습. 오키나와 연합뉴스
프로야구 기아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이 ‘형님 리더십’으로 팀 면모를 일신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긴 구장에서 넥센과 연습 경기를 갖기 전 타격 훈련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는 모습.
오키나와 연합뉴스
지난 15일 일본 야쿠르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습경기에 돌입한 KIA는 계속 비주전을 선발로 내보내고 있다. 경기 후반에는 나지완, 김주찬, 신종길 등 주전들을 기용하지만 비주전에게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수를 키우겠다는 김 감독의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친 데다 김선빈과 안치홍 등이 입대한 KIA는 올 시즌 성적 기대가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KIA 밑바닥에 깔려 있는 패배의식을 걷어 내고 있다. 김 감독은 종종 선수들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이름을 거꾸로 부른다. 김다원은 ‘원다’, 신종길은 ‘길종’이라고 부르는 식이다. 젊은 선수와 자주 소통하는 김 감독의 방식이다.

이날 넥센에 10-12로 진 KIA는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8전 8패를 기록했지만, 선수들의 표정은 밝았다. 1군 자리를 꿰차 무명 설움을 씻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김 감독은 “연습경기 성적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든지 1군 정예 멤버를 가동할 수 있다. 1군 엔트리 27명은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다. 투수도 좋은 선수들만 묶어서 내보내면 이길 것이다. 그러나 한 시즌을 치르려면 40~45명이 있어야 한다. 지금은 팀을 만드는 단계”라고 밝혔다.

약한 불펜은 최근 몇 년간 KIA의 고민거리다. 지난 시즌에는 뒷문을 잠글 마땅한 선수가 없어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오키나와에서도 불펜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지난 24일 히로시마전에서는 6회 초까지 5-2로 앞서다 불펜이 무려 17점을 내줘 6-19로 대패했고, 마무리 후보로 꼽히는 심동섭은 9회 4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금은 많이 맞아도 괜찮다. 지금 안 맞다가 정규리그에서 맞는 것보다 낫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불펜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여러 선수를 점검하고 있다. 심동섭은 안 쓰려 했으나 지난 경기에서도 예정된 등판을 건너뛰어 내보냈다. 석 점은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 선수들은 심동섭이 누군지 모르는 데다 넉넉한 점수 차라 마음 놓고 배트를 휘두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전에서 박빙의 승부 때는 (타자도 부담감이 있어)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한다. 아직 시범경기도 남아 있으니 잘못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 팀 수비는 정말 좋아졌다. 특히 중계 플레이와 견제 능력이 향상됐다”며 스프링캠프 성과를 진단했다.

1~2차 캠프를 구분하지 않고 지난달 14일부터 오키나와에서 담금질을 하고 있는 KIA는 다음달 4일 귀국할 예정이다.

오키나와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15-02-27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0월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할까요?
오는 10월 개천절(3일)과 추석(6일), 한글날(9일)이 있는 기간에 10일(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시 열흘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이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 기사를 읽어보고 황금연휴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1.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야한다.
2. 10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할 필요없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