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 위 10대들의 반란

설원 위 10대들의 반란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2-12 22:50
수정 2018-02-1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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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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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먼드 제라드. EPA 연합뉴스
레드먼드 제라드.
EPA 연합뉴스
미국에 대회 첫 금메달을 안긴 슬로프스타일 스키의 레드먼드 제라드(18)가 지난 11일 결선에서 87.16점으로 우승 확정을 알린 전광판을 보고 터뜨린 탄성이다. 잇단 실수 탓에 2차 시기까지 12명 중 11위로 메달권 근처에도 못 갔는데 3차 시기에 과감한 기술을 택한 게 적중했다. 17세 227일 만에 따낸 올림픽 금메달이며 동계올림픽 사상 첫 2000년생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스키점프에서 우승한 토니 니에미넨(핀란드)의 16세 8개월에 이은 두 번째 동계올림픽 최연소 우승 기록이다. 스노보드에서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켈리 클라크(미국)가 세운 18세 6개월을 11개월 앞당겼다.

우승 소감도 10대답다. “올림픽을 TV로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렇게 큰 대회인 줄 몰랐다. 3차 시기를 앞두고는 긴장하기 시작했고 여기까지 온 이상 끝까지 달리자는 생각뿐이었다. 연기를 하나씩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점프를 하고 ‘바람아 불지 마라’고 간절히 빌었다”고 돌아봤다.

은메달에 머무른 맥스 패롯(캐나다)은 “제라드의 경기는 정말 완벽했다. 독창적인 연기를 심판들이 높이 산 것 같다. 난 2위를 한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모굴에서는 1998년 10월 28일생인 페린 라퐁(프랑스)이 78.65점을 받아 2연패를 노리던 쥐스틴 두푸르 라퐁테(캐나다·78.56점)를 누르고 조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4년 전 소치 14위에 그쳤는데 일취월장했다.

세계선수권 챔피언 브리트니 콕스(호주)는 75.08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그는 마지막 시기 28초29로 결선에 오른 6명 가운데 가장 빨랐으나 심사 기준이 속도 20%, 에어점프 20%, 회전 60%여서 메달을 따지 못했다. 라퐁은 “정말 힘든 하루였다. 내 능력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면서 “소치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난 19세다. 아이처럼 보일 것이다. 여기 있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2-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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