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 없다’
독일 축구대표팀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게재된 27일(현지시간) 한국전 패배와 16강 탈락을 알리는 트윗. 외질의 허탈한 사진도 올라왔다. 2018.6.29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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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팀(the Team)을 뜻하는 디 만샤프트(DieMannschaft)로 불리는 독일 축구대표팀의 공식 트위터 계정(@DFB_Team_EN)은 브라질과 영국 팬들의 놀이터가 됐다.
이 계정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한국과 독일의 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한국의 2-0 승리로 경기가 끝나고 독일의 월드컵 예선 탈락이 확정되자 계정은 최종 경기 스코어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외질의 사진을 게재했다. “할 말이 없다. 독일은 월드컵에서 탈락했다”는 짧은 코멘트가 달렸다.
트윗에는 24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한 팬은 월드컵을 우승한 뒤 4년 뒤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의 사례를 적으며 독일도 ‘징크스’를 피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월드컵 우승국의 징크스
독일 축구대표팀의 공식 트위터 계정. 월드컵 우승국의 4년 뒤 조별 예선 탈락 징크스를 적은 댓글. 2018.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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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국 팬은 웃음 소리를 뜻하는 하(HA)를 잔뜩 적은 뒤 “2번의 세계대전(에서 지더니) 곧 2번의 월드컵에서도... 안됐다”라고 조롱했다. 다른 팬도 “독일이 원래 러시아 땅에서 되는 일이 없다”며 1·2차 세계대전에서 러시아에 진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에 화가난 독일 팬은 “응 영국은 16강에서 짐 쌀거야”라고 대꾸했다.
또 다른 영국 팬은 비웃는 표정의 이모티콘과 함께 “너네 팀은 스웨덴, 멕시코, 한국에 졌잖아?”라고 응수했다.
독일 축구대표팀 트위터에 브라질 팬이 남긴 야유성 댓글. “잘 가라. 월드컵 5회 우승은 우리 뿐이다”라는 내용이다. 2018.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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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 팬은 “7-1”이라는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독일이 개최국인 브라질을 7-1의 스코어로 이긴 점을 짧고 굵게 상기시킨 것이다. 당시 경기가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려 브라질은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치욕스런 참패를 ‘미네이랑의 비극’이라고 불렀다.
한 팬이 독일 축구대표팀 트위터 계정에 르로이 사네가 락커룸에서 우스꽝스럽게 춤을 추는 동영상을 올린 뒤 “사네가 이렇게 하고 공항에서 독일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을거다”라고 조롱했다. 독일 요하임 뢰프 감독은 공격수 사네를 월드컵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을 받고 있다. 2018.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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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팬은 “이게 사네를 집에 놓고 온 이유였구나”라고 조롱했다. 또 다른 팬은 “아마 사네가 공항에서 이렇게 춤추면서 대표팀 기다리고 있을거야”라고 말을 보탰다.
독일 대표팀 계정은 2건의 트윗을 더 올리면서 “탈락의 아픔이 큰 만큼 스웨덴과 멕시코의 16강 진출을 축하한다. 행운을 빈다”면서 “이번 대회를 응원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16강 진출을) 해내지 못한 점에 사과밖에는 드릴 게 없다. 어찌됐든 우리는 언제나 독일팀”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