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오넬 메시
영국 스포츠매체 스포팅라이프 홈페이지 캡처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되는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가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메시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철저히 침묵했다.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철저히 침묵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파괴력이 실종되면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0-1, 합계 1-2로 져 4강 진출이 좌절됐다.
메시의 플레이는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색했고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채운 듯 활동량, 결정력도 현격히 떨어졌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바르셀로나 감독은 공격진 중앙에 포진하던 메시를 이날 오른쪽 2선 공격수로 내렸다.
최전방에는 ‘가짜 스트라이커’로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세웠고 왼쪽 날개에는 네이마르를 배치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메시에게 수비수와 일대일 기회를 많이 만들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메시는 이날 경기 내내 겨우 6.8㎞를 뛰어 평소보다 적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바르셀로나 골키퍼인 조세 마누엘 핀투보다 겨우 1.5㎞ 긴 거리다.
메시의 슈팅도 날카로움을 잃었다.
그가 전반 3분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 중앙 18m에서 왼발로 때린 중거리슛은 왼쪽으로 크게 빗나갔다.
킬러 패스가 도착해도 골로 연결하지 못해 스스로 위축됐다.
전반 12분 다니 알베스가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메시를 겨냥해 상대의 허를 찌르는 크로스를 올렸다.
메시를 막는 수비수는 아무도 없었으나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시도한 메시의 헤딩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네이마르가 개인기로 쥐어짠 킬러 패스도 메시는 허공으로 날렸다.
전반 23분 중앙선 근처에서 볼을 잡은 네이마르는 상대 선수 3명을 따돌리고 페널티지역까지 드리블했다.
네이마르는 페널티지역 왼쪽까지 따라온 1명을 넘어뜨리고 다른 2명을 농락하고서 메시의 발 앞에 땅볼 패스를 전했다.
그러나 메시의 논스톱 왼발 슈팅은 골문 왼쪽으로 빗나갔다. 메시도 허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초반부터 제 풀이 지친 메시는 이후에도 득점 기회를 한 차례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한 채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했다.
그간 폭발적 활약에 따른 기대가 큰 까닭에 메시는 이날 팬들에게 더 많은 실망감을 안겼다.
메시가 막판으로 치닫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자존심을 회복할지 기대된다.
바르셀로나는 현재 승점 78을 기록, 아틀레티코 마드리드(79점)에 이어 프리메라리가 2위를 달리고 있다.
메시는 올 시즌 25골을 터뜨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8골·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득점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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