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는 미국과 16강 대결
탈락 위기에 몰렸던 ‘전차군단’ 독일이 뒷심을 발휘하며 조 1위로 2라운드에 진출했다.요하힘 뢰프 감독이 이끄는 독일은 24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D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메수트 외질(브레멘)의 결승골에 힘입어 껄끄러운 가나를 1-0으로 물리쳤다.
2차전에서 세르비아에 일격을 당했지만 2승1패로 조별리그를 마친 독일은 승점 6을 기록, D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독일은 27일 밤 11시 블룸폰테인의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C조 2위인 잉글랜드와 8강 티켓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됐다.
넬스프뢰이트 음봄벨라 경기장에서 벌어진 호주와 세르비아의 3차전에서는 호주가 팀 케이힐(에버턴)과 브렛 홀먼(아제트)이 연속 골을 터뜨려 마르코 판텔리치(아약스)가 한 골을 만회한 세르비아를 2-1로 꺾었다.
이에 따라 가나와 호주는 1승1무1패로 똑같이 승점 4를 기록했으나 가나가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가 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아프리카 팀 중 사실상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가나는 C조 1위인 미국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2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제압해 파란을 일으켰던 세르비아는 최종전에서 복병 호주에 무너져 아쉽게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독일 1-0 가나
D조 경기가 혼전을 거듭했던 만큼 양팀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맞불을 놓았다.
독일은 2차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던 간판 스트라이커 미로슬로프 클로제(바이에른 뮌헨) 대신 전방에 투입된 카카우(슈튜트가르트)가 초반부터 페널티박스를 돌파해 오른발 슛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8분에는 루카스 포돌스키(쾰른)가 하프 발리슛으로 가나 문전을 위협했다.
반격에 나선 가나는 15분 콰드워 아사모아(우디네세)가 독일 문전을 파고들어 결정적인 패스를 했으나 아사모아 기안(렌)이 때린 슛이 수비수 발에 걸리고 말았다.
위기에서 벗어난 독일은 전반 26분 스루패스를 받은 외질이 단독 찬스를 잡았지만 가나 골키퍼 리처드 킹슨(위건 애슬레틱)의 눈부신 선방에 막혔다.
전열을 정비한 가나 역시 26분 코너킥에 기안이 백헤딩을 했으나 독일 골문을 지키던 필리프 람(바이에른 뮌헨)이 가슴으로 막아내 큰 위기를 넘겼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공방전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후반 초반 독일이 주도권을 잡는 듯했으나 가나는 수비 진영에서 한번에 연결되는 롱패스로 독일 진영을 위협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최종전에서 해결사는 독일 ‘중원의 지휘자’ 외질이었다.
후반 15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땅볼 크로스를 잡은 외질은 가나 골문 왼쪽 상단을 겨냥해 침착하게 왼발슛을 날려 골망을 출렁였다.
실전 만회에 나선 가나는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공격수 설리 문타리(인터 밀란)까지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독일 골문을 열지 못했다.
△호주 2-1 세르비아
숱한 찬스를 잡고도 골로 연결하지 못한 세르비아가 16강 티켓을 허공에 날렸다.
전반 5분 밀로시 크라시치(CSKA 모스크바)가 단독으로 호주 문전 오른쪽을 돌파해 강력한 슈팅을 때리면서 시작된 세르비아의 공격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졌다.
6분 후에는 2선에서 길게 찔러준 스루패스를 크라시치가 20m 가까이 단독 드리블,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으나 강슛이 골대를 빗겨갔다.
호주의 오른쪽을 집요하게 파고든 세르비아는 전반 15분과 22분에도 즈드라부코 쿠즈마노비치(슈투트가르트)와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첼시)가 각각 골키퍼 바로 앞에서 골과 다름없는 찬스를 잡았지만 호주 골키퍼 마크 슈워처(풀럼)의 선방에 막혀 땅을 쳤다.
호주는 키 194㎝ 스트라이커 조슈아 케네디(나고야)의 머리를 이용한 단조로운 크로스 공격으로 맞섰으나 세르비아의 장신 수비벽에 막혀 전반 막판에 겨우 유효슈팅 하나만 기록했을 정도로 고전했다.
그러다 0-0이던 후반 24분 오른쪽에서 루크 윌크셔(디나모 모스크바)의 크로스를 받은 팀 케이힐(에버턴)이 문전 중앙에서 높이 솟구쳐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선제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흐름을 뒤집은 호주는 4분 후에는 중앙에서 공을 몰고가던 브렛 홀먼(아제트/알크마르)이 페널티 지역 바깥에서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슛을 작렬시켜 2-0으로 달아났다.
대반격에 나선 세르비아는 후반 39분 골키퍼가 펀칭한 공을 문전에 쇄도하던 마르코 판텔리치(아약스)가 가볍게 밀어넣어 추격에 불을 댕겼지만 16강 진출에 필요한 한 골을 만회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