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룸살롱 황제 상납’ 작년부터 내사… 경찰 뇌물 정황 포착


검찰 고위 관계자는 16일 “내사를 줄곧 진행해온 만큼 다수의 경찰들이 뇌물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면서 “이씨도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안팎에서 떠도는 전·현직 경찰 30명의 뇌물 리스트 확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이씨를 불러 내사 과정에서 파악된 내용의 사실 관계를 따졌다. 검찰은 조만간 이씨를 다시 소환, 경찰들에게 뇌물을 건넨 시기와 액수, 대가성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씨는 42억 60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지난해 7월 구속됐다. 이씨는 최근 자신의 내연녀를 시켜 자신의 뇌물을 받은 경찰관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리스트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혼날 것은 혼나고, 처벌받을 것은 처벌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검찰과 경찰이 갈등을 빚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는데 우리는 부패 경찰을 뿌리뽑고 비리를 근절시키겠다는 원칙을 같이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내부는 술렁이고 있다. 2010년 이씨에 대한 유착 비리 수사 당시 뇌물 수수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 데 대한 부실수사 비난은 감수하겠지만 경찰만 표적으로 삼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은 “사실 리스트에는 뇌물 경찰관뿐 아니라 구청과 소방서, 검찰 공무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찰 비리만 선별적으로 밝혀 경찰 치부만 드러낼 게 아니라 연루 공무원들을 모두 조사해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승훈·백민경기자 hunnam@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