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사들의 57%가 자본잠식…최악상황

투자자문사들의 57%가 자본잠식…최악상황

입력 2012-07-02 00:00
수정 2012-07-02 04:4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랩잔고 고점대비 42% 급감…수익기반 잠식ㆍ신뢰위기 겹쳐 자본硏 “헤지펀드 진입요건 완화 수익기반 확충 필요”

전업 투자자문사들이 유럽발 금융위기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수익기반인 자문형랩 잔고가 작년 고점과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42% 급감한데다 신뢰위기까지 겹쳐 투자자금 이탈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011 회계연도 기준으로 전제 전업 투자자문사 가운데 57% 가량이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유로존 위기와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증시상황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해 상당수의 자문사가 퇴출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011 회계연도(2011.4∼2012.3)에 159개 전업 투자자문사 가운데 90개사(56.60%)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또 자문형랩 잔고가 연중 최고인 작년 5월말 9조1천824억원에서 지난 4월말 5조3천557억원으로 불과 1년 사이에 41.67%(3조8천267억원)이나 줄어드는 등 수익기반이 급격하게 취약해진 상태다.

게다가 유럽위기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증시의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수익성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문사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국내 전업 투자자문사는 2008년말 92개에서 지난 3월말 현재 159개로 70% 이상 증가하고 총 계약잔고도 12조원에서 23조2천억원으로 2배가량 늘렸지만 질적성장이 뒷받침이 안돼 후폭풍을 맞고 있는 셈이다.

총 계약 잔고도 작년 3월말의 26조1천억원에 비교하면 11.1%(2조9천억원)이 줄었다. A투자자문사 사장은 “작년에 15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올해는 이미 적자난 상태”라며 “상위사 몇개를 빼면 적자나는 자문사가 속출해 하반기에 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면 문을 닫는 자문사가 크게 늘 것”이라고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B투자자문사 사장은 “자문형 랩시장이 지금처럼 크게 손해를 본 적이 없다. 이번에 수익률 급감으로 투자자들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다시 자문형 랩시장으로 투자가 유입되려면 시일이 좀 걸릴 수 있다”라며 투자자들의 신뢰회복이 자문사 정상화의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민규 연구위원은 “다수의 중소형 투자자문사들이 고유한 사업영역이 존재하지 않아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헤지펀드의 진입요건을 대폭 낮춰 수익기반을 확충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위원은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투자자문업자와 투자일임업자의 최소자기자본요건이 각각 2억5천만원과 7억5천만원인데 헤지펀드를 운용하려면 자기자본 60억원, 일임재산 5천억원 이상을 갖추게 돼 있다. 이 진입장벽을 낮춰 중소형 헤지펀드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