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계열사 펀드 팔아주자…”일감 몰아주기 몰라”

은행들, 계열사 펀드 팔아주자…”일감 몰아주기 몰라”

입력 2013-07-11 00:00
수정 2013-07-11 10: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신한ㆍ국민ㆍ농협ㆍ기업은행 계열사 펀드 ‘50%룰’ 무시

펀드 몰아주기 규제를 위해 계열사 판매 비중을 50%로 제한한 지 한 달이 됐지만 일부 은행은 오히려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와 보험사는 대부분 계열사 판매 비중이 작아졌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4월 말 68.43%에서 5월 말 68.56%로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KB자산운용 판매 비중도 4월 말 58.29%에서 5월 말 58.54%로 높아졌다.

두개 자산운용사의 펀드 설정액은 각각 10조원이 넘는다.

같은 기간에 농협은행의 NH-CA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은 66.63%에서 66.97%로 커졌고 기업은행의 IBK자산운용 판매 비중은 63.64%에서 64.39%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규제를 위해 지난 4월 말 펀드 판매 ‘50%룰’ 시행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놓았지만 일부 은행은 요지부동이다.

펀드 설정액이 높은 은행들은 계열 운용사 상품 팔아주기를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증권사와 보험사, 일부 은행은 한 달 새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삼성증권의 삼성자산운용 판매 비중이 4월 말 61.10%에서 5월 말 57.07%로 줄었고 같은 기간에 계열사 판매 비중이 한국투자증권은 43.78%에서 41.12%로, 하나대투증권은 40.96%에서 36.52%로 각각 낮아졌다.

또 미래에셋증권은 74.06%에서 73.45%로, 한화투자증권은 38.42%에서 36.56%로 낮아졌고 대우증권은 22.79%에서 15.93%로 한달새 무려 6.86%포인트나 떨어졌다.

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이 90.95%에서 90.57%로, PCA생명은 79.63%에서 78.25%로, 삼성생명은 60.87%에서 53.37%로, 한화생명은 68.95%에서 60.09%로 각각 낮아졌다.

은행 중에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50.76%와 40.54%에서 50.01%와 40.04%로 각각 줄었다.

금융위는 펀드 계열사 판매 50%룰을 4월 24일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시행하며 향후 거래 추이에 따라 규제를 연장할 방침이다.

이 규제는 신규 펀드 상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누적 수치가 50%를 넘어도 당장 규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1년 후 50% 규제를 맞추려면 계열사 판매 비중이 큰 펀드 판매사들은 조금씩 비중을 줄일 수밖에 없다.

고액 기관자금이 수시로 입출금되는 단기금융펀드(MMF)와 전문 투자자만 가입하는 사모펀드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 은행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의 계열사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MMF 금액이 포함돼 있어 그렇게 보이는 측면도 있다”며 “50%룰을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