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적나라하고, 더 생생해지는 각국 금연광고

더 적나라하고, 더 생생해지는 각국 금연광고

입력 2014-03-07 00:00
수정 2014-03-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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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편의점에서 돈을 건네며 담배 한 갑을 달라고 한다. 편의점 주인은 돈이 부족하다고 고개를 젓고, 남자는 한숨을 쉬며 주머니에서 펜치를 꺼내 이를 하나 뽑아 계산대에 내민다.

지난 달부터 미국 전역에 선보이고 있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금연 광고 시리즈 ‘진짜 가격’(The real cost) 중 일부다. 담배 한 갑의 진짜 가격은 돈 몇 달러가 아니라 건강한 치아와 피부라는 것을 생생한 이미지와 함께 보여준다.

최근 각국 정부가 보다 적나라한 시각적 묘사, 보다 피부에 와닿는 증언을 담은 금연 광고로 자국민의 금연을 유도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재단은 월간 ‘금연 이슈 리포트’ 최근호에서 최근 3년간 주요 국가의 금연 캠페인을 살펴보고 경향을 분석했다.

최근 금연 광고들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혐오스러울 정도로 끔찍한 묘사다.

영국 보건부의 광고 캠페인 ‘돌연변이(mutation)’는 간결하면서도 강렬하다.

한 남자가 집 밖에 나와 담배를 한 대 입에 문다. 담배가 타 들어갈수록 담배에서 붉은 종양이 자라난다. 한 개비의 담배만으로도 즉각적인 신체적 폐해가 나타남을 강조한 이 광고는 영국 내에서 90% 이상의 인지도를 기록하며 큰 효과를 봤다.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폐암으로 사망하기 직전에 등장한 광고처럼 흡연으로 신체가 훼손됐거나 병을 앓고 있는 다양한 일반인들이 등장해 자신의 피해를 증언한 미국 광고도 효과적인 금연 광고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가하면 끔찍한 시각화나 새로운 정보 없이도 강렬한 금연 메시지를 준 광고도 있다.

2012년 처음 선보인 후 최근 한 미국 매체로부터 ‘역대 최고의 금연 광고’라는 찬사를 들은 태국건강증진재단의 광고 ‘담배 피우는 아이들’(smoking kids)은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찍은 것이다.

담배를 피우고 있는 어른들에게 열 살 남짓 아이들이 다가가 불을 빌리자 어른들은 하나같이 담배의 해로움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아이들은 쪽지를 하나 건네며 자리를 뜬다. “내 건강은 걱정하면서 왜 당신 건강은 걱정하지 않나요”라는 쪽지 속 글을 읽은 어른들은 한 대 얻어맞은 듯한 표정으로 황급히 담배를 끈다.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하기도 한 이 광고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된 이후 태국에서는 금연 서비스 이용자가 40% 증가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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