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5일 맞아’…중소기업계, 대체휴일 ‘고심’

’추석 연휴 5일 맞아’…중소기업계, 대체휴일 ‘고심’

입력 2014-08-24 00:00
수정 2014-08-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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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에 대체 휴일이 있다고는 들었는데 저희는 공장 문을 닫을 수가 없어서 일단은 4일만 쉽니다. 원청 업체인 대기업에서 쉰다고 하면 그때나 5일을 쉴지 생각해봐야죠.”

부산에 있는 한 금속 가공 업체 대표는 추석 연휴 다음 날인 9월 10일이 첫 대체 휴일로 적용되는 게 ‘먼 얘기’로만 느껴진다.

공장 문을 닫으려면 조업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데 그러다 자칫 대기업에 맞춘 납품 기일에 차질이 생길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24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다음 달 추석 연휴(6∼9일)에 이어 10일을 대체 휴일로 적용해 5일까지 쉰다는 중소기업은 14% 가량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체 휴일을 적용하지 않고 4일만 쉰다는 중소기업이 66%에 달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추석 연휴가 다가오면 수치가 바뀔 수는 있다”고 전제하고 “다만 4일만 쉰다는 중소기업이 60% 이상인 점으로 볼 때 아직은 대체 휴일 인식이 널리 확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가 대체 휴일제 시행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보다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서는 유급 휴일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특히 대기업 중 관공서의 공휴일 기준을 준용, 대체휴일을 적용하려는 곳이 많은 점도 중소기업엔 부담이 된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의 근로 여건이 하락하는 셈이 되고,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도 커져 인력 유출이나 취업 기피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중소 제조업에서는 대기업 납품 기일을 맞추는 문제도 고민거리다.

아직 원청 기업의 휴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청 기업의 공장 가동 일정을 섣불리 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기 지역의 한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겨울철 신상품의 납품 물량이 밀려 있어 다음 달 10일에 공장을 가동하려 한다”면서 “생산 보조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체 휴일로 인한 부작용이 일어날 조짐도 일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생활용품 업체에서는 사측이 다음 달 10일에 대체 휴일을 적용하는 대신 임직원 전체에게 일괄적으로 연차 휴가를 내도록 해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 업체 직원은 “겉으로는 대체 휴무에 동참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인건비를 아끼려는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중소기업 근로자는 가뜩이나 연차 휴가를 쓰기가 쉽지 않은데도 사측이 직원의 개인적인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휴가를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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